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세계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전염병 위험 최고단계인 팬데믹은 ‘대다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산 사태’를 의미한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31일 중국에서 첫 발병 사례가 보고된 이후 70여일쯤 만에 세계 확진자 수 12만명을, 사망자는 4300명을 넘겼다.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는 최소 118개국으로 추정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 WHO 유튜브 갈무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 WHO 유튜브 갈무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팬데믹 선언 배경에 대해 "지난 2주간 중국 외 지역에서의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13배, 영향을 받은 국가 수는 3배 늘었다"며 "향후 코로나19 확진·사망자 수, 영향받은 국가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팬데믹은 가볍게 혹은 무심하게 쓰는 단어가 아니다"며 "자칫하면 비이성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거나 (병과의) 전쟁이 끝났다고 섣불리 인정해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 상황을 팬데믹으로 선언한 것은 코로나19 위협과 이에 대한 WHO의 평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바꾸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한 대비, 진단·방역·치료, 전염 차단,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취득 등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는 단순히 공중보건의 위기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로, 모든 부문과 개인이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국가가 탐지, 진단, 치료, 격리, 추적 등 조처를 한다면 코로나19 확진 사례 소수가 집단 감염과 지역 감염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지역 감염이 벌어지는 나라에서조차 코로나19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다수 국가가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WHO의 팬데믹 선언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WHO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로 74개국에서 3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팬데믹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