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스타360(Insta360)’은 최근 광학 업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제조사다. 가상현실(VR) 카메라 혁신 기술을 여럿 선보인데 이어 2020년 액션 캠 시장에 뛰어들었다. 단순히 사진과 영상을 담는 액션 캠이 아니라, 모듈을 바꿔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액션 캠’ 인스타원R(Insta One R)을 앞세워서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 차주경 기자
인스타360 인스타원 R을 사용해봤다. 5.7K VR·4K UHD 사진과 영상을 고화질로 흔들림 없이 담을 수 있었다. 모듈을 바꾸면 액션 캠으로, 유사 드론으로, 고화질 카메라로, VR 카메라로 변신하는 등 팔색조같은 매력도 나타냈다. 어두운 곳에서의 화질도 놀라울 만큼 우수했다.
다만, 앱과 전용 프로그램이 아주 무거워 고사양 스마트폰 혹은 PC를 사용해야 한다. 사용상 지장은 전혀 없으나, 모듈간 미세한 유격도 신경쓰인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 차주경 기자
본체+카메라+배터리 모듈 구성…카메라 모듈만 바꾸면 변신 가능
인스타360 인스타원R 트윈 에디션 구성품. / 차주경 기자
인스타360 인스타원R은 본체에 배터리 모듈과 카메라 모듈을 연결해 사용하는 액션 캠이다.
본체와 4K 카메라를 탑재한 ‘4K 에디션’, 본체와 1형 카메라를 탑재한 ‘1인치 에디션’, 본체와 4K 카메라·VR 카메라로 구성된 ‘트윈 에디션’, 본체와 4K 카메라·VR 카메라·1형 카메라를 모두 담은 ‘엑스퍼트 에디션’ 등으로 살 수 있다. DJI 매빅 프로 혹은 매빅 프로2에 연결할 수 있는 ‘에리얼 에디션’도 있다.
리뷰에 사용한 제품은 트윈 에디션이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 차주경 기자
인스타360 인스타원R 트윈 에디션의 구성품은 본체와 4K 카메라, VR 카메라(전용커버 포함), 고정 브라켓과 USB케이블, 배터리 모듈 등이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 차주경 기자
먼저 모니터가 있는 본체에 카메라 모듈을 장착한다. 잠금 장치 없이 슬롯으로만 고정하는데, 한번 조립하면 비교적 견고하게 고정된다. 4K 카메라 모듈은 앞뒤로 장착할 수 있다. 앞으로 장착하면 일반 액션 캠으로, 뒤로 장착하면 셀피 액션 캠으로 쓸 수 있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 차주경 기자
본체와 카메라 모듈을 조립한 다음 본체 아래에 배터리 모듈을 장착한다. 배터리 모듈은 단자, 잠금 장치로 구성돼 쉬이 분리되지 않는다. 잠금 장치를 젖혀 배터리 모듈을 분리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1190mAh로 65분만에 완전 충전된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에 4K 카메라 모듈을 조립한 모습. / 차주경 기자
모듈 세개를 이어붙이면 비로소 액션 캠 모습을 띤다. 본체 위 전원 버튼을 누르면 약 5초 부팅 후 켜진다. 붉은색 원이 그려진 셔터 릴리즈 버튼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다. 본체 앞에는 마이크가 장착됐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 차주경 기자
인스타360 인스타원R의 본체 뒷면에는 소형 모니터가 탑재됐다. 화질, 밝기가 우수해 동영상 시야를 미리 확인하기 쉽다. 정전식 터치스크린으로, 화면 네변을 스와이프(터치 후 밀기)해 사진이나 동영상 리뷰, 메뉴 호출, 촬영 설정 변경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단자부. / 차주경 기자
USB-C 슬롯은 데이터 전송, 충전 역할을 겸한다. 마이크로SD 메모리 슬롯도 있다. 단자부는 커버로 보호된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 차주경 기자
인스타360 인스타원R 4K 카메라 모듈은 무게 121g, 4K UHD 60p 영상을 70분간 담는다. VR 카메라 모듈 무게는 130.5g, 5.7K 30p VR 영상을 70분간 담는다.
방수를 지원하는 인스타360 인스타원R. / 차주경 기자
인스타360 인스타원R은 IPX8 방수를 지원, 기본 장비로도 수심 5m에서 사용할 수 있다. 모듈 사이 유격이 있다고는 해도, 단자부에는 꼼꼼히 고무 실링이 둘러져 있으므로 물이 샐 우려를 덜어준다. 유격을 줄이고 본체를 보호하기 위해 기본 제공되는 고정 브라켓을 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의 4K 카메라 모듈은 초광각·광각·일반·좁게 등 네개 화각을 지원한다. 가능하다. 1200만화소 이미지 센서, 렌즈 초점 거리는 35㎜ 환산 16.4㎜에 조리개 F2.8이다. 사진 화질은 인상적이다. 가운데와 주변부 모두 선명하다. DNG 포맷 비압축 RAW 촬영도 된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예제 동영상. / 차주경 기자
인스타360의 전자식 흔들림 보정 기능 ‘플로우스테이트’의 효과는 놀랍다. 걸으면서, 심지어 뛰거나 걷고 뛰기를 반복해 영상을 찍어도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전자식 흔들림 보정 기능의 단점인 잔상도 없다. 동영상 해상도는 최대 4000 x 3000 30p 혹은 3840 x 2160 60p, 1920 x 1080 200fps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예제 VR 사진. / 차주경 기자
VR 카메라 모듈은 35㎜ 환산 7.2㎜ F2. 카메라를 앞뒤로 장착했다. 6080 x 3040 해상도 VR 사진, 5760 x 2880 30p VR 영상을 담는다. 3008 x 1504 100fps 슬로비디오도 찍을 수 있다. VR 사진을 찍을 때 본체 모니터를 터치·스와이프하면 전방위 촬영 범위를 확인할 수 있다.
VR 사진을 찍은 후 전용 앱을 거쳐 스마트폰에 저장하거나 SNS, 이메일 등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 때 공유할 앱 혹은 프로그램이 VR을 지원해야 원활하게 전방위 시야를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본 갤러리, 페이스북 등 소비자가 많이 쓰는 앱 혹은 프로그램은 대부분 VR을 지원한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예제 VR 영상. / 차주경 기자
VR 동영상을 찍을 때에도 플로우스테이트는 큰 위력을 발휘한다. 따로 살 수 있는 액세서리 ‘인비지블 스틱’을 사용해 VR 동영상을 찍으면 인스타원R이 자동으로 스틱만 지워준다. 이를 응용해 드론으로 촬영한 것처럼 2m 상당의 높은 곳에서 흔들림 없는 VR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인스타360 인스타원R 앱. / 차주경 기자
인스타360 인스타원R로 찍은 VR사진 및 동영상은 스마트폰 앱 ‘인스타’와 Wi-Fi 연결 후 확인·SNS 업로드·저장·공유할 수 있다. 단, 이 경우 기기 한계상 최대 해상도가 5.7K가 아닌 4K UHD로 제한된다.
5.7K 해상도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데스크톱 PC 무료 프로그램 ‘인스타360 스튜디오’를 써야 한다. VR 콘텐츠는 전방위 화면과 음향을 모두 담으므로 용량이 매우 크다. 5.7K 30p VR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원본 그대로 저장하려면 고사양 PC가 있어야 한다. 편집 후 인코딩 및 저장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기기의 문제는 아니다.
모듈 사이 유격 거슬리고 앱 무겁지만, 성능과 매력으로 만회하고도 남는 액션 캠
인스타360 인스타원R. / 차주경 기자
인스타360 인스타원R의 실력과 매력은 쓸수록 드러난다. 4K 카메라 모듈은 액션 캠 특유의 광각 화면은 물론 브이로그, 기록용 일반 화면을 흔들림 없이 지원한다. VR 카메라 모듈로는 5.7K 고해상도 VR 사진과 영상을 찍어 기억을 색다르게 남겨둘 수 있다. 앞으로 등장할 또다른 모듈이 기대될 정도다.
앱과 프로그램이 무거워 편집, 공유에 시간이 걸리는 점은 아쉽지만,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일반 및 VR 사진·영상을 즐기는 데에는 무리 없다. 본체 유격도 살짝 거슬린다. 접점과 단자마다 방수 실링 처리했다고는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고정 브라켓을 늘 장착해 유격을 좁혀주는 것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