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에듀테크(Edtech)를 실험대에 올렸다. 세계 각 국가 학교를 중심으로 개학이 미뤄지고 재택교육 체제가 전환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같이 인터넷 기반이 잘 갖춰진 환경에서는 코로나19가 온라인 기반 교육의 확산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인터넷 이용 환경 편차가 지역별로 적지 않아 디지털 격차로 인해 소외자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의 우려도 나온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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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교육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대학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수업 시스템 마련에 분주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교수와 학생이 동시에 접속해 수업을 진행하는 실시간 원격수업과 교수가 제작해 올려놓은 동영상을 학생이 시청하는 비실시간 원격수업을 함께 운영한다. 이를 위해 온라인 원격 협업툴인 줌(ZOOM)을 도입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줌과 스카이프(Skype)를 함께 활용한다.

개강을 3월 30일까지 연기한 가천대도 최근 클라우드 기반 원격교육 플랫폼을 도입했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한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로 온라인 학습을 지원한다.

한국보다 앞서 코로나19가 확산했던 중국에선 2월부터 전 학교가 원격교육 체제로 운영된다. 중국 정부가 재택 온라인 교육을 권고하면서다. 알리바바가 만든 딩톡과 중국 유튜브에 해당하는 유쿠 등이 주로 교육현장에서 활용된다.

미국과 유럽 지역 역시 각국 정부가 학교를 임시폐쇄 조치했다. 프랑스는 3월 16일부터 초중등학교를 포함해 대학교까지 무기한 휴교 지침을 내렸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덴마크, 아일랜드 등도 휴교령이 떨어졌다. 미국 뉴욕 시내 대학교와 공립 교육 기관도 3월 19일부터 원격교육 체제로 전환한다.

이들 학교는 온라인 원격교육 플랫폼 무들(Moodle)이나 구글이 운영하는 학습 관리 서비스 클래스룸(Classroom),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 등을 활용한다.

코로나19, 온라인 기반 교육 전환 신호탄 될까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각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자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원격교육 확산에 가세했다. 이들은 플랫폼과 기반 인프라가 부족한 교육기관에 원격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글로벌 온라인 교육 플랫폼 기업 코세라는 13일부터 오는 7월까지 전 세계 대학에 자사 플랫폼을 제공한다. 코세라는 런던대와 예일대, 듀크대, 존스홉킨스대 등 세계 200개 대학과 연계해 3800여개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악화가 각 교육기관이 원격교육 시스템을 도입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에듀테크가 본궤도에 안착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다.

이미 에듀테크 분야는 매년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 조사업체 홀른IQ에 따르면 세계 교육시장은 2025년 기준 7조8000억달러(951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에듀테크 분야는 3420억달러(417조원)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격차가 빈익빈부익부 현상 만들어

다만 과제가 남았다. 아직은 지역별로 인터넷 보급률과 모바일 환경 편차가 커서다. 기존 오프라인 환경 기반 교육 시스템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려면 기반 인프라 환경도 그만큼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과 모바일 보급률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인터넷 보급률은 95%로 세계 1위였다. 반면 중국은 60%대에 그친다.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학생별 인터넷 환경 편차는 크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학생 18%는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다. 대도시 지역에서도 전체 가구 중 14%가 집에 인터넷 연결이 안됐다. 이 때문에 미국 시애틀 노스쇼어 지역 교육당국은 학교 폐쇄 후 2600개 가정에 컴퓨터와 무선 핫스팟을 긴급 제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각 교육기관이 원격학습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집에서도 가상교실에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기술 환경이 각 가정마다 갖춰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