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놀란 확진자 동선 추적 '통신과 금융 인프라' 덕분

김연지 기자
입력 2020.03.16 06:00
신속 진단, 확진자 동선 파악 압도
드라이브스루 검진, 각국 관심
발달한 통신망과 금융결제망 덕분
위치 데이터 접목 동선 파악 용이

코로나19 위협에 휩싸인 세계 각국이 한국을 주목한다. 어느나라보다 빠른 진단키트 검사와 드라이브스루 방식과 같은 창의적 검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민간이 내놓은 실시간 확진자 동선 앱과 이를 이용한 시민들의 자가 격리 모습에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픽사베이 갈무리
16일 존스홉킨스 대학교가 공개한 실시간 코로나19 확산 지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6만명을 넘어섰다. 중국(8만1003명)에서의 확산세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이탈리아(2만1157명)와 이란(1만3938명), 한국(8162명)이 그 뒤를 잇는다.

한국 코로나19 사망률은 0.7%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보고한 세계 평균(3.4%)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세계 각국은 대만과 같은 초기 방역 대처 성공 방식과 아울러 한국이 행한 신속한 진단과 데이터의 빠른 공개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로이터와 CNN등 외신은 한국 방역 대책뿐 아니라 확진자 동선을 알리는 앱이 다른 나라에 좋은 롤모델이라고 강조한다. 중국과 이탈리아가 코로나19 집중 지역에 적색경보를 내렸다면, 한국은 바이러스 검사를 전방위로 확대했을뿐 아니라 기술을 활용해 확진자 이동동선을 파악하는 등 민간 차원에서 조기에 잘 대처한다는 는 평가다.

실제 우리나라는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면서 코로나19 대처에 대중의 참여를 제대로 이끌었다. 코로나 확진자 이동동선 앱은 코로나알리미와 코로나맵, 코로나나우, 코백, 신천지위치알림 등이다.

월스트릿저널(WSJ)이 우리나라를 "유독 두드러진다(stand out)"고 평가한 이유다. WSJ은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도 확진자와 사망자 동선을 추적하지만 한국이 국민에게 공개하는 정보는 세밀하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통신망, 신용카드 3박자

한국이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이동통신망 인프라 ▲신용카드 사용률 등 세 가지가 꼽힌다. 역학조사관은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하고 스마트폰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확진자 동선을 더욱 빨리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은만큼 관련 앱 접근성이 좋고, 높은 수준의 이동통신망 덕에 실시간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실제 한국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퓨 리서치(Pew Research)가 세계 27개 국가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 보급률은 95%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선진국 중간값인 76%보다 20%포인트쯤 높은 수치다. 한국의 뒤를 따른 국가는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스웨덴, 호주, 미국 등이다. 이들은 모두 80%대를 기록했다.

높은 수준의 이동통신망 인프라도 한 몫 거든다. 한국은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세계 첫 상용화했다. 관련 인프라 수준도 가장 앞선다. 인프라가 취약한 일부 국가에서 위치 정보를 얻기 힘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제약없이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신용카드 사용률도 조기 대처가 가능한 주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은행이 3월 5일 발표한 ‘2019년중 지급결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신용·체크카드 사용률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914조원을 기록했다. 일평균 2조5000억원이다.

외국선 아직 뉴스 의존
확진자 경로 파악

코로나 19 확진자의 개별 이동 경로를 상세히 알려주는 앱과 웹사이트는 해외에서 전무하다. WHO 브리핑 내용을 따라 확진자 현황과 발생지역 등을 업데이트하는 앱은 많지만, 우리나라처럼 확진자별 동선을 파악하는 앱은 없다.

북미는 뉴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휴대폰에 의존하는 문화가 아니라서 그런지, 확진자 동선 관련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앱은 알려지지 않았다"며 "확진자 수와 특정 분포도 소식도 대중매체를 통해 확인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미국 CNN이 운영하는 코로나 팟캐스트를 주로 활용한다. 2월 29일(현지시간) 시작한 이 팟캐스트는 코로나바이러스 소개, 마스크 종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바라보는 코로나바이러스 등 정보를 다룬다. 확진자 동선은 내용에 없다.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 역시 확진자 상세 동선 공개는 없다. 스위스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유럽은 확진자별 이동 경로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같은 회사 내 사람이 확진됐을 경우 조직 내에는 공유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정보, 어느 지역 거주자 인지 정도만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동선 공개 프라이버시 문제 야기
공익성 차원에서 예외 인정 가능
외국은 인프라 연동 쉽지 않아

한국 정부가 확진자 상세 이동 경로를 공개하는 이유는 주민의 알 권리 때문이다. 추가 감염 위험으로부터 비감염된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동선을 투명하게 알린다는 의미다.

감염 예방이나 확산에 큰 효과를 거둔다는 점에서 동선 공개를 지지하는 여론도 있지만 사생활 노출과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실제 국내에서는 확진자 방문 장소 공개 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WSJ은 "한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 방침은 확진자 증가세를 완화하고 공포감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면서도 "특히 서방 국가는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동선 공개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은 해외라고 확진자 동선 공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유럽도 확진자 동선을 공개할 수는 있다"며 "이들 국가의 개인정보보호법이 두텁게 보이지만, 우리나라보다 법이 유연해 공익 목적이 분명하다면 공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로펌 변호사 역시 "미국, 유럽 등 어느 곳이나 개인정보 보호에 예외 규정을 둔다"며 "공익을 위한 목적이면 확진자 동선 공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문제보다는 위치 정보 등 데이터를 얻기 힘들어서 그럴 수 있다"며 "확진자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얼만큼 공개할지는 국가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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