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업계는 시장 규모 축소와 매출 부진으로 신음했는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는 ‘삼중고’를 겪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시아에 이어 유럽, 미국에 퍼지며 대규모 광학 기기 전시회가 연이어 연기 혹은 취소됐다.

CP+2020은 2월 27일부터 3월 1일(이하 현지시각)까지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전시회였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됐다. CP+는 일본 디지털 카메라 주요 제조사가 모두 참가하고 관람객 수만 6만명에 달하는 대형 전시회다.

CP+ 운영위원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에서만 유행하던 1월 말에는 행사를 예정대로 열겠다고 밝혔었다. 바이러스가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자 2월 중순 취소를 결정했다.

14일~17일 일정으로 영국 버밍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포토그래피 쇼(Photography Show)와 더 비디오 쇼(The Video Show)는 9월로 연기된다. 매년 열리는 이 행사에 유럽 디지털 카메라 및 방송 장비 관계사 300곳 이상이 참가한다. 관람객도 3만2000명을 넘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 전시회 연기·취소가 이어진다. / 차주경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 전시회 연기·취소가 이어진다. / 차주경 기자
CP+와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 광학 기기 전시회, P&I2020도 연기됐다. 이 행사는 원래 4월 23일~4월 2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주최측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만큼, 기업 및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행사를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후 일정 및 참가 기업은 미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파고는 미국에도 퍼졌다. 4월 1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NAB 쇼가 취소됐다. 앞서 니콘, 어도비시스템즈 등 주요 광학 기업이 NAB 쇼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데 이어, 행사 자체가 취소된 것. NAB 쇼에서는 매년 첨단 방송 및 영상 기자재 주요 제품이 공개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럽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5월 독일에서 열릴 예정이던 포토키나도 연기 혹은 취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포토키나 운영위원회는 3월 2일 일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WHO·연방보건부 자문 결과 행사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3월 중순부터 독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격히 늘었다. 15일 독일 확진자는 6000명에 육박한다. 사망자도 11명 나왔다. 독일과 인접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및 사망자 수는 나날이 급증해 중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많아졌다. 포토키나도 연기 혹은 취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 카메라 업계는 곤혹스러운 가운데 온라인 중계, 하반기 행사 등 대안을 찾는 모습이다. CP+2020 취소 공지 직후 올림푸스, 캐논 등 제조사는 발표회와 강연 영상을 온라인 채널에 공개했다. 한국 디지털 카메라 업계도 하반기 즈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소강 상태를 상정하고 온·오프라인 홍보 행사를 기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