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정 수석부회장의 그룹 내 리더십 강화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가 18일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18일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43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19년 재무재표 승인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을 의결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은 지난 14일 열린 이사회에서 발의됐다. 주주총회 당일 이사회는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수석부회장으로서 책임경영 구현을 위한 최적임자"라고 추천 사유를 밝히며 재선임안을 주총 안건에 올렸다.

이사회측은 정 부회장이 자율주행기술, 수소연료전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미국 자율주행 전문회사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등 사내이사로서 자격을 갖췄다는 설명을 내놨다.

주총에 앞서 해외연기금 6곳 등이 정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했지만 안건은 통과됐다. 현대모비스는 주주 과반 출석에 의결권 있는 주식 1/4이상 찬성 시 안건이 통과된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 9343만7159주 중 85.8%의 주주가 참석했다. 찬성·반대 비율은 공개하지 않는다.

 현대모비스가 18일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18일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주총 결과로 업계 관심은 19일 예정된 현대차 주총으로 쏠린다. 정 수석부회장이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에 이어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09년 현대차그룹 부회장으로 승진, 2018년 수석부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2019년부터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시무식을 주재하고, 글로벌 경영 일선에 적극 나서는 등 리더십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현대모비스 주주들은 2019년 재무제표와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를 승인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 매출액은 연결기준 38조488억원, 영업이익은 2조3593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8.2%와 16.5% 증가했다. 결산배당금은 보통주 3000원, 우선주3050원으로 결정됐다. 이사보수한도는 최대 100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장영우 영앤코 대표와 칼 토마스 노이먼 박사의 사외이사 선임안도 통과됐다. 장영우 영앤코 대표는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을 거쳐 UBS 서울지점 대표 등을 역임한 재무전문가로 주주권익 보호담당 사외이사직을 맡는다. 노이먼 박사는 오펠, 폭스바겐, 콘티넨탈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기술 전문가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불확실성 극복을 위해 타 기업과 협업 강화 및 사업부 간 독립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은 "기술선도기업, 유망스타트업 등과의 전략적 제휴와 협력을 확대하겠다"며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전동화 분야 인재를 집중 육성해 미래 신기술과 신사업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국 사장은 "3년 전부터 제품 중심으로 사업부 조직을 개편하고, 각 사업 책임자들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해 최적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에 힘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현대모비스 주주총회는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측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참석자 발열 검사와 좌석 분리배치 등을 시행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참석자들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고, 출입구를 2곳으로 제한하는 등 조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