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3월 27일 예정된 한진그룹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한진칼 경영권 다툼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복병이 됐다. 업계는 카카오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개입해 조원태 회장 측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는 20일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사업 협력관계와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앞서 카카오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철회한 셈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 제공
앞서 카카오는 16일 한진칼 경영권 다툼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카카오는 최근 추가 매입한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발을 빼겠다는 뜻을 비쳤다. 카카오는 당시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을 1% 이하로 낮췄다.

카카오 측은 지분을 매각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며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고 기권 방침을 시사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불과 몇일 사이에 입장을 번복 했다. 업계는 카카오가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한다. 카카오가 의견을 고려하겠다는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대신지배구조연구소(DERI) 등이 조 회장 지지 입장으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카카오는 이와 관련해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을 뿐 앞서 의결권 행사를 포기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한진칼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분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다. 3월 27일 주주총회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를 판가름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맺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키로 논의하면서 의결권이 있는 한진칼 지분 약 2%를 매입했다.이를 이유로 업계는 카카오가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도 개입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