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맹위를 떨치자, 소비자들은 대면·오프라인 대신 비대면·온라인 인프라를 이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가운데 영화계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극장 관객수에 이어 영화 주문형비디오(VOD) 이용편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 조사 결과를 보면, 영화 VOD 이용 건수는 2월 정점을 기록한 후 3월 들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진위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 조사는 IPTV 3개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와 케이블TV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VOD 통계다. VOD 이용량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신작 개봉 지연, 얼어붙은 사회 분위기 등이 꼽힌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이후 VOD 이용편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차주경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이후 VOD 이용편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차주경 기자
2월 중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격히 퍼지면서 극장 방문자수는 급감했다.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조사 결과 2월 첫째~넷째주 주말 극장 관객수는 2019년 2월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줄었다. 흥행 보장된 신작 영화 개봉 일정도 줄줄이 연기됐다.

반면, 영화 VOD 이용편수는 늘었다. 영진위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 조사 결과 2월 첫째주(2월 3일~2월 9일) VOD 이용편수는 57만8375건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격히 퍼진 2월 둘째주(2월 10일~2월 16일)에는 123만7181건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2월 셋째주(2월 17일~2월 23일), 넷째주(2월 24일~3월 1일)에도 각각 78만8285건과 84만7444건으로 예년보다 많았다.

고공행진하던 영화 VOD 이용편수는 3월 들어 확연히 줄었다. 3월 첫째주(2일~8일) VOD 이용편수는 58만5019건, 2월 넷째주보다 30%쯤 줄었다. 이어 3월 둘째주(9일~15일) VOD 이용편수는 43만990건으로 더욱 줄었다.

VOD 업계는 신작 영화 개봉 지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침체된 사회 분위기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2월 영화 VOD 이용편수가 급증한 것은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 2020년 1월 개봉한 흥행작 ‘남산의 부장들’과 2019년 12월 개봉한 ‘겨울왕국2’ 등 최신 인기 영화 덕분이다. 하지만, 2월 이후 영화 VOD에 올라온 ‘히트맨’, ‘클로젯’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2월 중순 신작 영화 개봉이 지연 혹은 무기한 연기되며 영화 VOD 등록 일정도 밀렸다. 새로운 작품이 등록되지 않자 영화 VOD 자체의 활력이 떨어졌다. 영진위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 조사 결과 3월 영화 VOD 인기 작품은 이미 2월 등록된 ‘남산의 부장들’, ‘겨울왕국2’ 등이었다.

극장과 영화 VOD 업계의 부진은 3월 내 이어질 전망이다. 인기 영화 개봉 일정이 4월 이후로 모두 밀려서다.

VOD 업계 한 관계자는 "재택근무 제도 덕분에 교육과 영유아 콘텐츠 VOD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영화 VOD 수요는 제자리걸음 혹은 소폭 하락했다"며 "타임 세일, 가격 인하 영화 VOD가 반짝 인기를 얻은 정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