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가동을 멈춘 세계 주요 자동차 공장이 마스크·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 생산기지로 탈바꿈한다.

24일(이하 현지시각) BBC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미국 간 합작 자동차 메이커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23일 중국의 생산공장 중 한곳을 마스크 생산 시설로 바꾼다고 밝혔다.

 중국 우한 SAIC-GM 자동차 공장 생산라인 전경. / GM 제공
중국 우한 SAIC-GM 자동차 공장 생산라인 전경. / GM 제공
FCA그룹은 이달 중 생산설비를 구축해 한달에 100만개 넘는 의료진용 안면보호마스크를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마스크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공급된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도 24일 의료기기업체인 GE헬스케어 및 3M과 손잡고 인공호흡기와 산소호흡기 디자인 개량을 추진 중이다. 포드는 디자인 개량을 통해 자동차에 사용하는 환풍기와 배터리, 다른 부품을 이용해 이 같은 장비를 생산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포드와 GM, 테슬라가 인공호흡기와 다른 금속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승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자동차 업계도 환자들을 위한 의료장비를 만든다. 로이터통신은 BMW와 폭스바겐 등이 3D프린터를 이용해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는 23일 성명을 통해 자동차 기업들과 의료장비 생산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기업들 간 의료장비에 대한 안전·위생 기준을 통일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빠른 시일내 의료장비를 생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스위스 소재 인공호흡기 제조사 해밀턴 메디컬의 젠 헬릭 대표는 "인공호흡기 제조에 필요한 재료나 부품은 매우 구체적이고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어느 부품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전체 기기가 멈추고 더는 사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