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이어폰 수요가 늘면서 부각되는 부품이 있다. 무선이어폰용 ‘반도체’와 ‘배터리’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필수 부품으로 팽창하는 시장과 함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무선이어폰 수요가 급증하는 데 맞춰 제조업체들은 노이즈캔슬링, 방수 기능 등을 확대·적용하며 스펙 경쟁을 벌인다. 더 작고 더 오래가는 무선이어폰을 내놓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이같은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진다. 올해 세계 무선이어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억2000만대와 비교해 90% 성장한 2억3000만대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갤럭시버드와 통합 전력관리 칩, 애플 에어팟 프로, LG화학 무선이어폰용 원통형 전지(왼쪽부터) / 각사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버드와 통합 전력관리 칩, 애플 에어팟 프로, LG화학 무선이어폰용 원통형 전지(왼쪽부터) / 각사 제공
업계 최초로 무선이어폰용 통합 전력관리 칩을 내놓은 삼성전자

더 작고 오래가는 무선이어폰을 만들기 위한 핵심 부품 중 하나는 무선이어폰용 통합 전력관리 칩(PMIC, Power Management IC)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무선이어폰 전용 통합 전력관리 칩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칩은 2세대 무선이어폰인 ‘갤럭시버즈 플러스’에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향후 무선이어폰을 만드는 다른 기업에도 칩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MUA01'(충전 케이스용)과 'MUB01'(이어폰용)으로 구성한 삼성전자 무선이어폰용 전력반도체는 각각 10개, 5개 내외의 다양한 칩을 하나로 통합해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준다.

삼성전자 통합 PMIC 칩을 사용해 기기 내 배터리의 크기를 키운 모습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통합 PMIC 칩을 사용해 기기 내 배터리의 크기를 키운 모습 / 삼성전자 제공
개별 칩을 사용했을 때보다 회로 기판의 크기를 절반 이상 줄여 충전효율을 개선했다. 들어가는 부품이 줄어드니 제조사는 더 적은 재료비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내부 데이터 저장공간(Embedded Flash)을 구현해 소형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응용처에도 활용할 수 있다.

7억셀 무선이어폰 배터리 시장 잡기 위한 각축전

지난해 3억셀 수준이었던 무선이어폰용 배터리 시장규모는 올해 7억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를 잡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무선이어폰용 원통형 배터리는 LG화학이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LG화학은 기존 원통형 배터리에 더해 코인셀 배터리 신규 개발과 사업화를 준비하며 올해 다수 프리미엄 브랜드로 공급을 노린다.

삼성SDI도 무선이어폰 시장에 진출해 코인셀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의 신규 모델과 프리미엄 모델로 공급을 확정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도 무선이어폰용 초소형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강자인 독일 바르타와 LG화학, 삼성SDI, 중국 업체들의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무선이어폰의 급격한 성장세와 초소형 배터리 업계 공급 구조상 대형 무선이어폰 제조사들은 2곳 이상의 공급자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LG화학과 삼성SDI가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