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경기 침체에도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연장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개소세 인하 사례와 적용되는 법률이 다르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업계는 자동차 시장을 살리기 위해 개소세 인하 연장에 기대를 품고 있다. 내수 판매 증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돼서다.

 3월30일 공개된 제네시스 신형 G80. 공개 하루만에 계약자 2만2000명이 몰렸다. / 제네시스 제공
3월30일 공개된 제네시스 신형 G80. 공개 하루만에 계약자 2만2000명이 몰렸다. / 제네시스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3월 국산차 내수 판매는 국내 5개사의 2020년 3월 내수 판매는 총 15만1025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늘었다. 수출 및 현지생산 등 해외 판매가 20.8% 감소(44만6801대)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기아차(쏘렌토), 한국GM(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XM3) 등이 내놓은 굵직한 신차와 함께 개소세 인하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에서는 신차효과가 유지되려면 개소세 인하가 연장되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소비자도 개소세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현재 신차를 계약할 경우 개소세 인하를 받을 수 있는지 영업일선에 문의도 몰린다. 사전계약이 몰린 신차들의 경우 6월말 전에 출고 여부가 불투명한 경우가 있어서다.

개소세 인하 혜택 기준은 계약이 아닌 출고 여부다. 즉, 6월말 이전에 잔금을 모두 치른 차여도 6월 내에 출고되지 않을 경우 개소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각사 영업일선에서는 "6월말까지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겠다" "개소세 인하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들을 달래고 있지만 아무도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자동차 공장의 가동률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정부의 공식발표 이전까지 개소세 인하 연장 여부를 공공연히 말할 수 없어서다.

르노삼성은 신차 XM3의 계약대수가 3월 마지막주 기준 1만6000대를 돌파했다고 밠혔다. 3월 출고된 XM3는 5581대, 늘어나는 계약건수를 고려했을 때 6월 이후에 차를 받을 소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아차 쏘렌토는3월 중순까지 2만6368대의 사전계약을 받았다. 지난해 1년 판매실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다. 3월말 출시된 제네시스 신형 G80은 공개 하루만에 2만2000명의 계약자가 몰렸다.

정부는 지난 2월말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자동차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내용이 담겼다. 개별소비세는 국산차 기준 공장도 가격의 5%가 부과되는데, 이를 올 3~6월 1.5%만 부과키로 했다. 교육세 등 각종 부가세 인하효과까지 고려했을 때 소비자들은 최대 143만원 저렴하게 차를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개소세 인하를 연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행령을 개정, 탄력세율 한도(30%) 내에서 조정한 것으로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 탄력세율 한도보다 더 많이(70%) 감면한 것으로, 법률 개정사안인 만큼 국회에서 절차를 밟아야 개소세 연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제 막 개소세 인하를 시작한만큼 현재 연장안을 논의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영업일선에서 (개소세 인하 기간 및 적용 조건 등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개소세 인하 여부를 잘 판단해서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