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2008년 현대차의 고급세단으로 등장한 제네시스는 2015년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명으로 계승됐다. ‘세단' 제네시스는 사실 태생부터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를 품은 채 탄생했다. ‘세단’ 제네시스는 신생 브랜드에 이름을 넘긴 뒤 G80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고급 브랜드에 걸맞은 최신 편의·안전품목 탑재
진화한 크루즈 컨트롤, 방향지시등만 넣어도 차선 변경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14.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GV80에서도 선보였던 화면인데, 내비게이션 화면부터 메뉴 구성, 화면 분할까지 수입차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은 고급세단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지정된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고, 앞차와의 간격 및 상대속도에 따라 부드럽게 움직임을 조율한다. 여기에 운전자의 주행성향을 차가 학습,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또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고속도로 진출입로나 급 회전구간, 과속단속 구간 등에서 알아서 속도를 줄여주는 센스까지 갖췄다.
G80 안전기술의 핵심은 차세대 융합형 센서다. G80은 전방, 전측방, 후측방 레이더가 함께 작동해 차 주변 상황을 빈틈 없이 대비한다. 교차로 진입 시 맞은 편에서 오는 차, 추월 중 측면으로 접근하는 차, 전방에 접근하는 보행자나 자전거 등에도 명민하게 반응한다. 운전자에게 시청각 신호로 경고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하다면 직접 제동을 걸기도 한다.
이밖에 전방 시야를 밝게 비추면서 마주오는 차를 방해하지 않는 지능형 전조등, 차가 급격하게 움직일 경우 자동으로 등받이를 앞으로 당겨 탑승객의 자세를 안전하게 조정해주는 프리액티브 세이프티 시트, 안전이 확인된 후 문이 열리는 안전 하차 보조, 뒷좌석 승객 알림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풍성한 안전 기능을 갖췄다.
세련된 디자인에 주행성능까지 진화
편안하고 고급스런 실내, 편의품목 조화 돋보여
3세대 G80은 제네시스 3세대 후륜구동 기반 플랫폼으로 제작됐다. 차체를 낮춰 무게중심을 아래에 둔 것이 핵심이다. 덕분에 실내 거주공간을 넓히면서도 매끈한 실루엣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주행 안정성이 개선된 것은 물론이다. 실제 신차는 기존대비 폭이 35㎜ 넓고, 높이는 15㎜ 낮췄다. 그러면서 2열 헤드룸(머리 위 공간)과 레그룸(다리 공간)은 소폭 늘렸다.
실내는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구성은 단순하되 마감은 천연가죽과 원목 등 고급소재를 아낌없이 적용했다. 앞좌석은 7개의 공기주머니로 정교하게 자세를 잡아주는 에르고모션 시트다. 변속기는 노브(기어봉) 대신 전자식 변속 다이얼을 적용했다. 주변엔 무선충전패드, 손글씨까지 인식하는 통합 컨트롤러 등을 정교하게 배치했다. 취향에 따라 64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앰비언트 무드램프, 고급 오디오 시스템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 뒷좌석 듀얼모니터 등도 눈에 띈다.
시승차는 V6 3.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었다. 최고 350마력, 최대 54.0㎏·m의 힘을 내는 심장이다. 자동 8단 변속기에 사륜구동과 20인치 타이어를 적용한 연료효율은 복합 리터당 8.4㎞다.
고성능 가솔린 터보는 어떤 구간에서든지 여유를 잃지 않는다. 고속 안정성도 높아 의도치 않게 과속하지 않을지 걱정해야할 정도다. 바쁜 업무 속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하길 원하는 비즈니스맨들의 소구를 그대로 구현한 듯한 느낌이다.
흡차음 유리와 방음재로 철저하게 차를 두른 덕분에 최고 수준의 실내 정숙성을 구현했다. 여기에 편안한 승차감을 위한 신기술도 슬쩍 얹었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도로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서스펜션을 미리 제어해 상하 움직임과 충격을 줄이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다.
수입차와 정면승부 선언한 G80
국산 대표 고급세단의 승부수 통할까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