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황당한 ‘5G 주파수 괴담’...통신탑 방화 잇달아

류은주 기자
입력 2020.04.06 08:45 수정 2020.04.06 09:20
영국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며,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탑 방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영국 정부는 가짜뉴스 진화에 나섰다.

4일(현지시각) BBC,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리버풀 아이그버스에서 난 화재 영상이 공유됐다. 해당 영상에서는 모바일 기술과 코로나19 확산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튜브에 5G와 코로나19를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유튜브 갈무리
영국 정부는 이러한 음모론은 ‘위험한 가짜뉴스’라며 진화에 나섰다. 마이클 고브 영국 내무부 장관은 5G 통신 기지국이 질병 확산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론’에 대해 기자에게 물었을 때 "위험하고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영국 디지털 문화 미디어 스포츠부 역시 트위터 계정으로 5G와 코로나19의 상관관계에 대해 "신빙성 있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라고 말했다.

스티븐 포위스 영국 국민건강보험(NHS 잉글랜드) 의료국장은 "5G 음모 아이디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가짜 뉴스다"며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반 대중뿐 아니라 코로나19 의료 대응에도 5G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위스 국장은 기자들에게 "5G 스토리는 완전한 쓰레기로, 최악의 가짜 뉴스며, 진실은 휴대전화 네트워크는 우리 모두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며 "이런 긴급 상황에 사람들이 통신 시설을 고의로 훼손했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난다"고 성토했다.

최근 영국 중부의 버밍엄과 영국 북부의 머지사이드에서도 통신탑이 파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최대의 통신 회사인 BT(BT.L ) 소유의 통신탑도 방화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웨스트 미들랜드 소방당국에 따르면 버밍엄에서 21m 높이의 통신탑이 불에 탔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5G 기지국이 설치돼 있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최근 통신 관련 업무 종사자들은 5G가 코로나19를 확산한다는 이유로 통신탑 등을 파괴할 것이라는 협박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이동통신 사업자인 보다폰은 이번 공격은 ‘국가 안보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닉 제프리 사장은 "일부 사람들은 이 어려운 폐쇄 기간 긴급 서비스, NHS 및 기타 국가에 필수적인 연결성을 제공하는 네트워크에 피해를 주고 싶어한다"며 "완전히 근거없는 이야기를 온라인으로 퍼뜨리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BBC는 5G 기지국에서 발산되는 전파가 대중의 면역체계를 약화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했다는 주장과, 노벨상을 받은 한 생물학자의 연구를 인용해 박테리아가 주파수를 생성할 수 있다는 두 이론으로 나뉘지만 두 이론 모두 결정적 결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5G 네트워크가 이미 활성화된 나라의 코로나19 확산이 매우 빨라야 하지만 일본과 이란 등 5G를 아예 도입하지 않은 나라와 영국 내 5G가 도입되지 않은 도시에서도 코로나19는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유튜브는 해당 음모론을 퍼뜨리는 콘텐츠 양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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