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의약품청(EMA)이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을 오남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미 미국 연방정부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2900만개를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 같은 방침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픽사베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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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이뤄진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 치료의 게임체인저다"라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몇 년씩 허비할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당분간 치료제로 장려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매우 강력한 신호(very strong signs)가 있다"며 "가격도 비싸지 않아 잃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의사는 아니지만, 상식은 있다"며 "나는 사람들이 죽는 게 아니라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려한다. 브리핑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독려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몇 년씩 허비할 여유가 없다"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당분간 치료제로 장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약효가 있던 없던, 당장 관련 약품을 대중에게 내놓길 바라고 있다"며 "그는 현 보건당국 입장과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현재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긴급 치료에 쓰인다. 하지만 아직 미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하지 않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다.

그는 최근 한 방송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효과는 일부 개인 경험담일 뿐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어떤 기전으로 효과를 보이는 지 명확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