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LPG 모델 없어 택시 제도권 내 활용 불가
기아차, 국토부에 카니발 LPG 개발하지 않는다고 의견 전달
LPG로 개조 비용만 ‘수백만원’…카카오 "카니발 쓸일 없을 것"

오는 11일부터 흰색 카니발 차량이 택시처럼 이용객을 싣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된다. 표면적 이유는 타다가 베이직 사업을 중단한 탓이지만, 정확히는 기아차 카니발을 향후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모빌리티 플랫폼은 택시와 같은 조건으로 차량을 운행해야 한다. 그동안 타다가 운행한 카니발 디젤 모델로 플랫폼 운송사업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택시 대부분은 면세 혜택이 있고, 연료비가 저렴한 LPG 차량을 쓴다. 그런데 카니발은 LPG 모델이 없다.

. / IT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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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사업자는 6~13인승 차량을 대형택시로 운행할 수 있다. 디젤도 가능하다. 다만 대기환경보전법은 자동차 제조사에 배출가스 관련 부품 보증기간을 두도록 했다. 법령에서 디젤 택시의 보증기간은 10년 또는 19만2000㎞인데, 카니발 디젤 모델의 보증기간은 7년 또는 12만㎞에 불과하다. 디젤차 중 택시 운행이 가능한 승합차는 현대차 13인승 쏠라티가 유일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12월 대형승합택시 ‘벤티’를 출범하며 타다에 맞설 대형 택시로 카니발과 스타렉스를 함께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이 회사는 카니발보다 내부 교체 비용이 많이 드는 스타렉스를 단일 차종으로 택해야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니발 활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LPG 모델 출시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며 "택시 제도권 내에서는 카니발 디젤을 활용할 수 없어 현재 스타렉스 100대로만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업계는 카니발을 영업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아차에 LPG 모델 출시를 지속 요청해왔다. 하지만 기아차는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수소차 개발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LPG 차량 개발에 시간을 쏟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씽킹 시트를 배제하고 차량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기아차는 국토부에도 카니발 LPG 개발 의지가 없다는 의견을 재차 전달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아차가 최근 기존 디젤, 가솔린과 달리 카니발 LPG의 경우 개발 계획이 없고, 검토 조차 하지 않는다고 전해왔다"며 "전기차·수소차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데, 완벽한 친환경차도 아닌 LPG 모델 개발은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의지가 없다면, 모빌리티 업체나 택시 법인이 카니발 디젤 또는 가솔린 차량을 직접 LPG로 개조하면 되지 않을까?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예를 들어 카카오모빌리티가 매물로 나온 타다 카니발 디젤차를 저렴하게 인수해 LPG로 구조 변경하면 ‘카카오’ 로고가 박힌 카니발 차량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디젤에서 LPG로 구조 변경은 기아차도 난색을 표할 만큼 까다로운 작업이다. 자칫하면 폭발 위험도 있다. 디젤 대비 600만원 이상 비싼 카니발 가솔린 모델의 경우 개조 비용을 합하면 1000만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 법인이나 개인이 기존 카니발을 구조 변경해 카카오T 벤티로 영업하겠다는 걸 막을 이유는 없다"며 "다만 수백만원의 개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파트너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