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시작한 ‘#하루천자로 고전(古典) 읽기’는 미증유의 사태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용기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고전을 골라서 1주일에 5회에 나눠 필사하는 캠페인입니다.

이번 주 고전으로는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파우스트》(Faust)를 골랐습니다. 괴테가 60년에 걸쳐 썼다는, 작가의 삶과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막연히 어렵고 지루하게 느꼈을지 모를 이 작품을 필사하면서 이전과 다른 독서 경험을 해 보세요. 열린책들 출판본을 참고했습니다. /편집자 주

파우스트는 15세기 말과 16세기 독일에서 활동한 실존 인물로 추정된다. 1578년 최초로 책으로 발간된 파우스트의 전설은 여러 버전으로 출판되고 극으로 만들어졌으며, 괴테 이후에도 오페라, 교향곡, 발레, 영화 등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은 1926년 무르나우(F. W. Murnau) 감독이 연출한 영화 《파우스트》의 포스터.
파우스트는 15세기 말과 16세기 독일에서 활동한 실존 인물로 추정된다. 1578년 최초로 책으로 발간된 파우스트의 전설은 여러 버전으로 출판되고 극으로 만들어졌으며, 괴테 이후에도 오페라, 교향곡, 발레, 영화 등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은 1926년 무르나우(F. W. Murnau) 감독이 연출한 영화 《파우스트》의 포스터.
파우스트 ② (글자수 840, 공백 제외 650)

메피스토펠레스 그런 생각이라면 한번 해볼만 하오.
나하고 계약을 맺읍시다, 그러면 선생은 앞으로
즐겁게 내 재주를 보게 될 거요.
그 누구도 아직껏 눈으로 보지 못한 것을 누리게 해주겠소.

파우스트 가련한 사탄 주제에 뭘 누리게 해주겠다는 겐가?
드높은 것을 지향하는 인간의 정신을
자네 따위가 어찌 알겠는가?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음식,
수은처럼 손에서 녹아 없어지는 붉은 금,
결코 이길 수 없는 도박,
내 품에 안겨서 이웃집 남자와 눈 맞추는 아가씨,
천상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고는
별똥별처럼 사라져 버리는 근사한 명성은
누리게 해주겠지.
따기도 전에 썩어 버리는 과일이나
날마다 새롭게 푸르러지는 나무를 보여 주게나!

메피스토펠레스 그런 주문쯤이야 간단히 해치울 수 있고
그런 보물쯤이야 얼마든지 대령할 수 있소.
하지만 이보시오 친구, 우리가 편안히 쉬면서
맛 좋은 것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오.

파우스트 내가 속 편하게 누워서 빈둥거린다면,
그것으로 내 인생은 끝장일세!
내가 자네의 알랑거리는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고 쾌락에 농락당한다면,
그것은 내 마지막 날일세!
우리 내기해 보세!

메피스토펠레스 좋소!

파우스트 당장 계약을 맺도록 하세!
순간이여, 멈추어라! 정말 아름답구나!
내가 이렇게 말하면,
자네는 날 마음대로 할 수 있네.
그러면 나는 기꺼이 파멸의 길을 걷겠네.
죽음의 종이 울려 퍼지고,
자네는 임무를 다한 걸세.
시계가 멈추고 바늘이 떨어져 나가고,
내 시간은 그것으로 끝일세.

메피스토펠레스 명심하시오, 우리는 이 말을 절대 잊지 않을 거요.

파우스트 그 부분은 자네 마음대로 하게.
나는 경거망동하지 않았네.
내가 순간을 고집하면 종의 신세가 되는 걸세.
자네의 종이든 그 누구의 종이든 상관없네.

▶#하루천자 캠페인은?

IT조선은 (사)한국IT기자클럽, (주)네오랩컨버전스, (주)비마인드풀, (주)로완, 역사책방과 함께 디지털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하루천자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캠페인은 매일 천자 분량의 필사거리를 보면서 노트에 필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주중에는 한 작품을 5회로 나누어 싣고, 토요일에는 한 편으로 글씨쓰기의 즐거움을 십분 만끽할 수 있는 텍스트를 제공합니다. 지난 필사거리는 IT조선 홈페이지(it.chosun.com) 상단메뉴 ‘#하루천자'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두뇌운동! 내가 쓴 하루천자 기록에 남기는 방법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