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SK텔레콤 등 민관이 공동으로 고성능 서버와 모바일·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용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구 성과를 AI 인프라와 제품에 적용해 실증과 사업화를 본격 지원하겠다고 7일 밝혔다.

 서버용 ‘AB9(알데바란)’,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VIC’ (왼쪽부터) / ETRI제공
서버용 ‘AB9(알데바란)’,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VIC’ (왼쪽부터) / ETRI제공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6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 출연연이 참여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벌여 선제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독자적인 설계 기술을 확보해 고성능 서버와 모바일 등에 적용 가능한 AI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서버용 초저전력 AI 반도체 개발

ETRI와 SKT는 공동 연구를 통해 서버용 초저전력 AI 반도체 ‘AB9(알데바란)’을 개발했다. 알데바란은 ETRI가 버전을 거듭하며 개발한 반도체 프로세서 브랜드 이름이다.

연구진은 AI 연산에 활용하는 반도체(CPU, GPU 등)의 전력 소모량이 많고 반도체 칩 크기가 커서 효율적인 생산·활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개선했다.

동전 크기(17mm x 23mm)의 작은 면적에 1만6384개에 달하는 연산장치를 집적해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전력 소모는 최소화했다.

초당 40조번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고 15~40W 수준의 낮은 전력을 소모하는 AI 반도체를 구현했다. 연구진은 기존 대비 전력효율(연산성능, 소모전력 등)이 10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하반기부터 지능형 CCTV, 음성인식 등을 서비스하는 SKT 데이터센터에 반도체 칩을 적용해 실제 환경에서 실증하고 사업화를 본격화한다.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AI 반도체

ETRI와 전자부품연구원(KETI), 팹리스 기업 등은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시각지능 AI 반도체 VIC(Human-Like Visual Intelligence Chip)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낮은 전력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갖는 고효율 설계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했다. 다양한 모바일·IoT 디바이스가 사람 수준으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소형 칩에 담았다.

성인 손톱 크기의 절반 수준(5mmx5mm)으로 회로면적을 최소화하고 초당 30회 물체인식이 가능한 성능을 기존 반도체 대비 1/10 이하인 0.5W 전력으로 구현했다.

과기정통부는 하반기부터 영상 감·정찰 분야 등 AI 기반 지능형 디바이스 제품에 반도체 칩을 적용해 실증과 사업화를 추진한다.

과기정통부와 산업부는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에 올해부터 2029년까지 총 1조96억의 예산을 투입한다. 과기정통부는 AI 반도체 설계 및 신소자 기술 개발에도 2029년까지 총 48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민·관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발전 전략’을 수립해 AI 반도체를 미래 혁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나가겠다"며 "AI 반도체 핵심기술 투자를 올해 본격화하고, 기억·연산을 통합한 신개념 반도체 기술 등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도전적 연구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