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투자받은 3381개 벤처 기업가치는 총 124조77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209조8827억원의 59.1%에 해당한다. 코스피와 비교하면 1위인 삼성전자(280조5798억원)을 이은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SK하이닉스(57조9490억원)의 2배 이상이다. 또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예비유니콘 기업은 235개에 달했으며 바이오·의료 분야 기업이 가장 많았다. 특히 바이오·의료 분야 평균 기업가치는 651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기업가치는 최근 유니콘 기업이 산업생태계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부각된 개념이다. 국내 창업·벤처 생태계의 현황과 투자받은 창업·벤처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척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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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캐피탈협회는 국내 창업·벤처 생태계 최초로 최근 5년간 벤처투자 유치기업의 기업가치 현황을 발표했다. 이는 2015년부터 209년까지 최근 5년간 투자받은 기업 4613개사 중 프로젝트 투자, 구주투자 등을 제외하고 기업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3381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1000억원 이상 기업이 235개사로 전체의 7%를 차지했다. 100억~1000억원은 1623개, 100억원 미만은 1523개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예비유니콘 기업은 2015년 51개에서 2019년 235개사로 4.6배 증가했다. 이는 2017년 모태펀드 대규모 추경(8000억원) 등으로 조성된 벤처펀드가 2018년부터 본격 투자에 나서며 투자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니콘 기업 기준인 기업가치 1조원(10억달러) 이상인 기업도 7개로 나타났다. 당초 한국에는 11곳의 유니콘 기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는 해외투자를 반영하지 않아 차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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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 이상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은 바이오·의료 분야에 가장 많았다. 평균 기업가치 역시 이 분야가 651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게임(451억원), 화학·소재(398억원) 순이다.

투자금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가 높다는 건 투자자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높게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게임 분야가 16.8배로 가장 높고 화학·소재(12.9배), 유통·서비스(11.4배), 바이오·의료(11.1배)가 뒤를 이었다. 다만 게임의 경우 크래프톤(기업가치 3조7000억원)을 제외하면 11배로 낮아진다. 전체 순위는 화학·소재(12.9배), 유통·서비스(11.4배), 바이오·의료(11.1배) 순서로 나타났다.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기업(235개사)으로 한정해 업종별로 살펴보면, 바이오·의료 분야가 71개(30.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ICT서비스 50개, 유통·서비스 35개, 전기·기계·장비 25개 순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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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분야 중에서는 5G가 기업가치, 성장 가능성 모두 높았다. 5G 분야 평균 기업가치는 672억원이었다. 뒤를 이어 스마트헬스케어(661억원), O2O(528억원) 순이다. 5G는 평균 기업가치뿐 아니라, 투자액 대비 기업가치 배수도 13.8배로 가장 높게 나타나 투자자들이 성장 가능성을 인정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번 분석은 벤처투자 유치기업의 기업가치 현황부터 투자 트렌드까지 창업벤처 생태계의 현황을 정확히 보여준다는데 의미가 매우 크다"며 "우수한 창업기업을 선별·집중육성해 기업가치 1000억원으로 성장하도록 하고, 이후 투자시장으로부터 충분한 자금을 공급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K-유니콘 프로젝트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