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 집약체인 슈퍼컴퓨터는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된다. CPU, GPU, 메모리 등 주요 부품은 누가 만들고, 업계 흐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슈퍼컴 두뇌인 CPU부터 살펴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500대를 정리해 발표하는 톱500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인텔 CPU가 474대의 시스템에 장착됐다. 95%의 압도적인 점유율이다.
인텔의 최신 제품은 케스캐이드 레이크(Cascade Lake)다. 1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후속제품인 쿠퍼 레이크(Cooper Lake)는 14나노, 아이스 레이크(Ice Lake)는 10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IBM CPU는 세계 1위 슈퍼컴 서밋(Summit)등 13개 시스템에 사용된다. 가장 최신 제품 파워(POWER)9은 글로벌 파운드리(Global Foundries)의 1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후속제품 파워10은 삼성전자의 7나노 공정에서 만들어 질 계획이다. IBM이 파운드리를 바꾼 건 글로벌 파운드리의 7나노 공정라인 구축이 늦어지면서 CPU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문이다. 글로벌 파운드리는 2018년 4월 7나노 공정라인의 구축을 무기한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AMD CPU는 세계 59위 졸리옷 큐리(Joliot-Curie) 등 4개 슈퍼컴에 장착됐다. 최신 제품 롬(Rome)은 TSMC의 7나노 공정에서, 입출력 관련된 부분은 글로벌 파운드리의 14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차기 제품 밀란(Milan)은 TSMC의 7나노 공정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AMD가 파운드리 업체를 바꾼 이유는 IBM과 동일하다. 유일한 차이점은 IBM은 삼성전자, AMD는 TSMC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후지쯔 CPU는 4개의 톱500 시스템에 사용된다. 최신 제품 A64FX는 자사 7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또한 마벨(Marvell) CPU 썬더(Thunder)X2는 14나노, 차기 제품 썬더X3는 7나노 공정으로 TSMC에서 생산한다.
볼타는 TSMC 12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차기 제품 볼타 넥스트(Volta Next)는 7나노 기반으로 삼성전자가 생산할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파운드리 업체를 TSMC에서 삼성전자로 바꾼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AMD도 GPU 개발에 도전한다. 차세대 엑사플롭스(ExaFLOPS, 1초에 100경회 연산 수행) 컴퓨터인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프론티어(Frontier) 시스템에 AMD GPU가 탑재될 예정이다. 최신 제품 MI60 및 후속작 MI100는 모두 TSMC의 7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마지막은 메모리이다. 우선 PC에도 사용돼 우리에게 친숙한 동적 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Flash) 메모리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DRAM 시장의 70% 이상을, 낸드플래시 시장의 45%를 점유한다.
슈퍼컴퓨터의 고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HBM(High-Bandwidth Memory)이다. HBM은 DRAM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하지만 차지하는 공간은 1/10에 불과하다. 그 비결은 반도체 층을 쌓아 3차원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 HBM 플래시볼트(Flashbolt)는 8개 층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반도체 생산은 메모리 부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기반으로 비메모리 부분으로 확산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 이런 노력이 확산돼 세계 1위 슈퍼컴퓨터의 CPU를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날을 기대해 본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지수 소장은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물리학 박사를 했고 독일 국립슈퍼컴센터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 센터장, 사단법인 한국계산과학공학회 부회장, 저널오브컴퓨테이셔널싸이언스(Journal of Computational Science) 편집위원, KISTI 국가슈퍼컴퓨팅연구소 소장을 거쳐 현재는 사우디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교(KAUST) 슈퍼컴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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