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간의 사사로운 통신이 아니고 영상으로 장시간 회의, 세미나, 교육 등을 하려면 방송처럼 HD급으로 화질을 보장해야 한다. 화면의 질은 물론 화면이 깨지거나 끊어지지도 않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10년 전에 시스코는 최첨단 영상회의(Telepresense)를 공급하면서 원활한 통신을 위해 사설망을 구축토록 하고 심지어 장비를 설치한 방의 벽면 색채와 조명까지 표준에 맞추도록 했다.
코로나19로 가장 혜택을 본 기업은 중국계 미국 기업인 줌(Zoom) 비디오커뮤니케이션즈이다. 전 세계가 격리 상태에서 원격으로 회의, 세미나, 교육을 하면서 각광을 받는다.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로서 편리하고 저렴할 뿐 아니라 운영에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세계적으로 서비스 수요가 폭증한 것이다.
나스닥 상장 1년 밖에 안 된 이 회사의 주가가 금년에만 두 배 가까이 뛰어 시가총액이 42조원에 달한다. 홍콩의 부호 리커싱은 자신이 소유한 펀드를 통해 두번에 걸쳐 442억원을 투자해 8.6%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가치가 3.6조원이나 된다.
쌍방향 영상통신은 간단한 기술이 아니다. 동시 가입자가 많아지면 그 질을 보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전격적으로 전 학년 온라인 영상 수업을 한다고 발표하였을 때 큰 혼란이 생기겠구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정보통신기술(ICT) 담당자들이 특별한 비결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면 교육 당국이 준비없이 발표한 것은 무모한 것이다.
우선 동시에 400만명이 쌍방향 영상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통신 트래픽을 감내해야 한다. 역사상 이런 통신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동시접속이 많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단방향임에도 기술적으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며 발전해 왔다.
양방향 동시접속이 많은 서비스로 온라인 게임을 들 수 있다. 이는 빠른 반응시간을 요하는 대신에 통신량은 많지 않다. 반면에 쌍방향 온라인 교육은 통신량도 많을 뿐 아니라 반응속도도 빨라야 한다. 그래야 화면의 단속과 지연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시범 과정에서 영상이 자꾸 끊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하니 서버를 증설하면 나아진다고 한다. 그러나 내 경험으로는 별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본다.
더구나 화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서버 뿐 아니라 플랫폼 소프트웨어, 지역마다의 통신여건, 지연시간, 디바이스의 종류와 OS, 성능 모두를 최적화해야 한다. 영상교육 중 보안이 뚫려 음란물이 전송되는 사고가 생기자 미국, 대만, 독일, 싱가폴 교육당국이 줌의 사용을 금지시켰듯이 보안도 필수적이다.
소규모 그룹별로 수업을 진행할 때와 전국적으로 동시에 전 학년을 대상으로 교육할 때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서버 용량만 늘릴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통신을 전문가들에 의존하여 다시 설계하고 그에 걸맞는 투자도 해야 한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교육당국은 기술이 아니라 당장 온라인교육 컨텐츠 개발, 운영서비스, 교육자 훈련에 매달려야 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ho123j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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