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공개된 애플의 50만원대 중저가폰 ‘아이폰SE’는 저렴하지만 ‘똑똑한’ 제품이다. 중저가 모델에 아이폰11시리즈에 탑재된 A13 바이오닉 칩셋을 적용, 최신 성능을 제공한다.

애플은 ‘가성비’ 전략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1시리즈 출시 당시 가격 인하 전략을 펼쳐 성과를 냈다. 아이폰11 시리즈 초기 판매량은 전작 아이폰XS, XR 시리즈를 넘어섰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흥행했다는 평가다. 아이폰SE를 애플의 플래그십 모델과 비교했다.

(왼쪽부터) 아이폰SE, 아이폰8, 아이폰11프로. / 애플 제공
(왼쪽부터) 아이폰SE, 아이폰8, 아이폰11프로. / 애플 제공
디자인은 과거로 회귀

아이폰SE는 과거 아이폰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 관심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아이폰8 시리즈 판매를 중단했다. 아이폰SE에 수요를 집중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이폰SE 디자인은 아이폰8과 동일하다. 화면 크기가 4.7인치인 데다 제품 크기와 무게도 같다. 홈버튼도 부활했다. 페이스 ID(얼굴 인식)를 탑재한 아이폰11시리즈와 달리 버튼을 통해 터치 ID(지문 인식)를 사용한다.

아이폰8, 아이폰11시리즈, 아이폰SE 비교표. / 편집=IT조선
아이폰8, 아이폰11시리즈, 아이폰SE 비교표. / 편집=IT조선
최신 사양이지만 카메라·배터리 성능 다소 떨어져

성능은 아이폰11시리즈와 비교할 수 있다. 모두 A13 바이오닉 칩셋과 iOS 13을 지원한다. 아이폰SE가 최신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건 맞지만 카메라, 배터리 성능 면에서 차이가 있다.

아이폰11이 듀얼 카메라, 아이폰11프로와 프로맥스가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반면 아이폰SE는 1200만 화소 싱글 카메라를 적용했다. 인물모드, 4K 동영상 촬영 등은 동일하지만 아이폰SE에서는 야간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동영상 재생 시간 기준 아이폰11프로맥스는 최대 20시간, 아이폰SE는 최대 13시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SE 배터리 용량은 아이폰8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A13 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한 덕분에 배터리 효율성이 더 높을 가능성도 있다.

가격은 확실히 우위

아이폰SE 강점은 가격이다. 한국 기준 64GB 모델 55만원, 128GB 모델 62만원, 256GB 모델 76만원이다. 아이폰11은 99만원부터 시작해 아이폰SE보다 44만원 더 비싸다. 아이폰8 64GB 모델 가격(94만6000원)과 비교해도 저렴하다. 한국 출시일은 5월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임에도 애플의 신제품 출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소비가 위축됐지만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든 것도 애플에겐 호재다.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월 급감했다가 3월에는 전월보다 232% 증가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 점유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역성장 국면에서도 아이폰SE는 저렴한 가격으로 준수한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