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간접적으로 반박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을 통해 "WHO 본부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직원들이 상주한다"며 "이는 곧 미국에 숨기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다"라고 강조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화상 브리핑에 나섰다./ WHO 유튜브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화상 브리핑에 나섰다./ WHO 유튜브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이같은 대답은 전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내용을 긍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WP는 "WHO에 파견된 미국 전문가들이 2019년 말부터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본국에 실시간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WHO가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 편을 들기 위해 사태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정보를 은폐하기 위해 바이러스 위험성을 알리지 않고 세계로 확산시켰다고 비난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 비판을 간접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WHO는 개방돼 있으며 아무것도 감추지 않는다"며 "코로나19가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비밀은 위험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특히 미국 CDC 뿐 아니라 모든 국가가 현재 즉각적으로 WHO로부터 같은 정보를 전해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같은 메시지를 즉시 전해 받는다"며 "질병 통제를 빨리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한 국가를 편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