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하루천자’ 글감은 김수영과 더불어 1960년대를 대표하는 문학가 신동엽(申東曄, 1930~1969)의 시를 골랐습니다. 높은 역사의식과 짙은 민족적 색채로 독보적인 평가를 받는 신동엽 시인의 시를 음미하고 필사해 보세요. /편집자 주

신동엽은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가 당선되면서 본격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유명한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로 시작되는 시 ‘껍데기는 가라’는 저항의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한편, 서정적인 면모도 높이 평가된다.
신동엽은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가 당선되면서 본격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유명한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로 시작되는 시 ‘껍데기는 가라’는 저항의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한편, 서정적인 면모도 높이 평가된다.
봄의 소식 / 신동엽

마을 사람들은 되나 안되나 쑥덕거렸다.
봄은 발병 났다커니
봄은 위독하다커니

눈이 휘둥그래진 수소문에 의하면
봄은 머언 바닷가에 갓 상륙해서
동백꽃 산모퉁이에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렇지만 봄은 맞아 죽었다는 말도 있었다.
광증이 난 악한한테 몽둥이 맞고
선지피 흘리며 거꾸러지더라는……

마을 사람들은 되나 안되나 쑥덕거렸다.
봄은 자살했다커니
봄은 장사 지내버렸다커니

그렇지만 눈이 휘동그래진 새 수소문에 의하면
봄은 뒷동산 바위 밑에, 마을 앞 개울
근처에, 그리고 누구네 집 울타리 밑에도,
몇날 밤 우리들 모르는 새에 이미 숨어 와서
몸단장들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있었다.

- 창작과비평 1970년 봄호에 실림


▶매일 아침, 하루천자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하루천자 캠페인은?

IT조선은 (사)한국IT기자클럽, (주)네오랩컨버전스, (주)비마인드풀, (주)로완, 역사책방과 함께 디지털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하루천자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캠페인은 매일 천자 분량의 필사거리를 보면서 노트에 필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지난 필사거리는 IT조선 홈페이지(it.chosun.com) 상단메뉴 ‘하루천자'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두뇌운동! 내가 쓴 하루천자 기록에 남기는 방법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