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통신사업자 AT&T를 13년간 이끈 랜들 스티븐슨이 물러난다.

CNBC, CBS 등 외신에 따르면 랜들 스티븐슨 최고경영자(CEO)는 7월 1일 퇴임하겠다고 발표했다.

랜들 스티븐슨 AT&T CEO(왼쪽), 존 스탠키 COO / AT&T
랜들 스티븐슨 AT&T CEO(왼쪽), 존 스탠키 COO / AT&T
2007년부터 회사를 이끈 스티븐슨 CEO는 통신회사인 AT&T를 미디어 종합 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해 관련 회사들을 인수합병하는 데 주력해 왔다. AT&T는 스티븐슨 회장의 주도로 HBO, 다이렉TV 등을 인수했다. 가장 최근에는 CNN 모회사 타임워너를 인수하며 거대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났다.

CNBC는 스티븐슨이 옳은 결정을 했는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AT&T가 미디어 자산을 구입하는 대신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자원을 투입할 버라이즌을 능가한다면 스티븐슨의 결정은 선견지명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극심한 경제 위기에 불길한 2000억달러(245조원)의 부채부담을 남기고 떠난다고 분석했다.

앞서 2019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은 스티븐슨 CEO의 무리한 인수합병을 지적했다. 디렉TV와 타임워너 인수에 관여한 존 스탠키를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통신 분야 수장인 존 도너번이 은퇴한 데 대해서도 임원인사에 적절한 외부 검토작업을 거쳤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스티븐슨 회장의 자리는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존 스탠키 워너미디어 최고경영자(CEO)가 대신한다. 스탠키 COO는 AT&T가 내달 출시할 워너미디어의 새로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HBO 맥스를 넷플릭스처럼 키워야 할 임무를 맡았다. 최근 AT&T는 훌루의 제이슨 킬러 전 대표를 영입해 워너미디어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는 등 미디어 사업 강화에 열을 올린다.

엘리엇은 최근 임원인사는 찬성 의사를 표했다. 앨리엇은 차기 CEO로 스탠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