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한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을 두고 거센 비판이 이어진다. 이에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이 대통령 발언을 두둔하고 나섰다.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26일(현지시각)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당혹감을 나타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 과정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두둔했다./CNN방송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두둔했다./CNN방송
벅스 조정관의 이번 발언은 지난 23일(현지시각) 이뤄진 백악관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살균제를 몸 안에 넣는 것은 어떠하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백악관은 매일 진행하던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을 25일과 26일 모두 취소했다.

방송 진행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위험하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관련 성명을 내야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벅스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 과정에 오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코로나바이러스가 살균제에 노출되면 빨리 죽는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한 윌리엄 브라이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장과 대화 중이었다"며 "대화 직후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단순히 생각을 말하는 것(musing)이라고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살균제 주입을 권유한 것이 아니라 ‘살균제 주입이 약효가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의 생각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명이다.

이번 논란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책임한 발언을 손쉽게 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클로로퀸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기존 주장과 유사하다"며 "대통령이 신뢰성이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반복하면서 정부 발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살균제 사고 신고가 급증한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뉴욕시 보건·정신위생국을 인용해 "4월 23일부터 23일까지 18시간동안 뉴욕시에서 살균제 관련 사고 신고가 30건 접수됐다"며 "이는 전년 동기(13건)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라고 전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