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5년째 신동빈 이사에 대한 해임 등 안건을 제안했다. 올해 역시 6월 주총을 앞두 고 신 이사 해임과 정관 변경 등을 건의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업계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도 지속되는 신동주 회장의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인다. 롯데그룹 주요 임원은 난관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급여를 반납하는 등 지속경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데, 신동주 회장이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대신 잡음만 일으킨다는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 조선일보 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 조선일보 DB
SDJ코퍼레이션은 6월 예정인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 앞서 신동주 회장이 현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에 대한 해임 건과 정관 변경 건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신동주 회장은 고 신격호 회장의 장남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의 동생이다.

신동주 회장은 ‘주식회사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 주주제안 제출에 관한 안내 말씀’을 통해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홀딩스의 기업지배구조 기능이 결여된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해 주주제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 재판에서 유죄를 받은 후 롯데그룹의 브랜드 가치와 평판, 기업 가치 등이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회장은 6월 열리는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될 경우 일본회사법 854조에 따라 법원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롯데지주 측은 신동주 회장의 지적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인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시장까지 어려운데, 수년간 주총에서 통과되지도 않았던 비슷한 안건을 계속해서 제안한다는 것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컴플라이언스 위반으로 해임된 후 최근 5년간 수차례 동일 안건을 제안하고 있지만, 주주와 임직원의 신임을 받지 못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의도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또 "회장 포함 롯데 임원은 급여까지 자발적으로 반납하며 난관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며 "신동주 회장이 이러한 현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