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코로나19로 인한 불가피한 실적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5G 스마트폰 라인업 강화’와 ‘반도체 속도전’ 카드를 꺼냈다.

삼섬전자는 29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 실적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폴더블·노트 등 프리미엄 신모델과 중저가 5G 스마트폰 도입을 확대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1z 나노 D램 등 미세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분기 증권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 6조4473억원을 기록했다. 4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도체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 IT조선 DB
삼성전자 서초 사옥 / IT조선 DB
서버·PC용 메모리 수요 확대로 반도체 부문 호실적…미세 공정 전환 가속화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업무와 온라인 쇼핑, 게임, 교육 중심으로 서버와 PC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해 견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서버 향 수요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계획이 변수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다양한 니즈가 존재하는 만큼 향후에도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D램 재고에 관해서는 "2분기 내 재고는 정상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2018년 말 급격한 가격 변동이 있던 시절과 비교하면 재고 상황은 매우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투자는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중국 시안 2기 램프업(생산량 증대)은 계획대로 추진 중"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계획을 조정하겠다. 사태 장기화뿐 아니라 조기 종식까지 고려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1z 나노 D램과 6세대 V낸드 등 미세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기술 리더십과 원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2분기는 5나노 양산으로 EUV(극자외선) 공정 리더십을 확대하고
5나노 이하 공정의 제품 수주도 지속해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GAA(Gate-All-Around) 3나노 공정도 지속해서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생산량을 늘린 이미지센서 분야에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나지 않겠냐는 우려에 "업계는 이미지센서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증설을 추진해왔으며, 코로나19로 공급과잉이 오기보다는 수급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모바일 수요 부진은 데이터센터와 PC 향 수요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2분기는 5G SoC(System on Chip)와 프리미엄 이미지 센서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반기는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을 출시하고 신규 응용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중국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낸드플래시와 D램 양산에 나선 것과 관련해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시장 진입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다만, 메모리 분야 기술적 난이도가 빠르게 상향되고 있고 고용량 저전력 제품을 고객사가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 리더십을 유지·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산 LCD 공장 QD 디스플레이로 전환…중국 쑤저우 공장 활용방안은 검토 중

디스플레이 부문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LCD 조기 철수가 QD 디스플레이 조기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패널 업체들과 LCD 거래를 확대하고 관계를 구축해 LCD 사업 축소에 따른 고객사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산 LCD 공장은 QD 디스플레이와 같은 신기술·신제품 공장으로 전환하겠다"며 "중국 쑤저우 LCD 공장 활용방안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TV 수요와 관련해서는 "2분기 글로벌 수요 감소를 예상한다"면서 "판매계획 조정도 불가피하다. 국가별 상황에 맞게 신제품 출시 계획을 조정하고 홍보 전략도 다시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1분기 TV 판매량이 20%대 후반으로 감소했다"며 "2분기에도 10% 초반으로 판매 감소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폴더블·노트 등 프리미엄 신모델 출시와 중저가 5G 스마트폰으로 라인업 강화

삼성전자는 "1분기 스마트폰은 6400만대, 태블릿은 500만대를 판매했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포함한 평균 판매가격은 266달러다. 휴대전화 비중이 90% 초반이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수요 불확실성을 예상하는 가운데 상반기 부진 만회를 위해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며 "폴더블·노트 등 프리미엄 신모델 출시와 중저가 5G 스마트폰 도입을 확대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생산과 공급, 마케팅 등 전반적인 운영 효율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와 하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5G 투자가 지연·축소되는 등 불확실성이 있겠지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중국은 국가 주도로 5G 가속화, 미국과 인도, 유럽 등은 코로나19 여파로 5G 지연을 예상한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이 연기됐으나 기존 일정대로 5G를 전개할 것"이라며 "국내는 이동통신사들이 5G망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5G 투자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해외 공장 가동과 관련해 "브라질 공장은 재가동해 안정화 단계이고 인도 공장은 5월 3일 이후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생산 거점을 적극 활용해 특정 지역에서 락다운이 발생하면 다른 거점으로 옮겨 생산하는 전략으로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