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하루천자’ 글감은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1930년대 시단의 3대 천재, 또는 삼재(三才)로 불렸던 오장환(吳章煥, 1918~1951)의 시를 골랐습니다. 충남 보은 출신으로 휘문고보에서 정지용을 사사한 오장환은 10대에 등단하여 《낭만》, 《시인부락》, 《자오선》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서정적인 시와 동시 등을 발표하였으나, 해방 이후 급격한 변화를 보이면서 현실 참여적인 시들을 창작하던 중 월북했습니다.

아래는 방황 끝에 돌아온 자식을 큰 사랑으로 대해주는 어머니의 사랑에 뉘우치며 눈물 흘리는 자신에 대해 쓴 시입니다. 낯설지도 모르는 시인의 사모곡(思母曲)을 음미하고 필사해 보세요. /편집자 주

“오장환 시인은, 한국 현대시 사상 ‘천재적’이란 형용이 결코 지나치지 않을 드문 예에 해당한다.
“오장환 시인은, 한국 현대시 사상 ‘천재적’이란 형용이 결코 지나치지 않을 드문 예에 해당한다.
그가 20대 초반의 나이에 이룩한 첫 시집 《성벽》과 제2시집 《헌사》는, 그 이례적인 조숙과 농익은 세련만으로도 읽는 이를 눈부시게 하며, 나아가 한 시대의 혼(魂)의 명암을 증언하는 예민한 부표(浮票)로서 아직도 살아서 떨리고 있다."(시인 김사인)

다시 미당리

돌아온 탕아라 할까
여기에 비하긴
늙으신 홀어머니 너무나 가난하시어

돌아온 자식의 상머리에는
지나치게 큰 냄비에
닭이 한 마리

아직도 어머니 가슴에
또 내 가슴에
남은 것은 무엇이냐.

서슴없이 고깃점을 베어 물다가
여기에 다만 헛되이 울렁이는 내 가슴
여기 그냥 뉘우침에 앞을 서는 내 눈물

조용한 슬픔은 알련만
아 내게 있는 모든 것은
당신에게 바치었음을……

크나큰 사랑이여
어머니 같으신
바치옴이여!

그러나 당신은
언제든 괴로움에 못 이기는 내 말을 막고
이냥 넓이 없는 눈물로 싸 주시어라.

- 1946년 7월 <대조>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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