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살펴본 넷플릭스·디즈니+ OTT 차별화 전략

김형원 기자
입력 2020.05.05 08:58
최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에서는 워너의 ‘HBO맥스', 숏폼을 앞세운 ‘퀴비(Quibi)’ 등 신규 서비스의 등장으로 OTT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훌루·애플TV플러스(+)·HBO맥스·퀴비 등 스트리밍 서비스는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글로벌 OTT시장은 사실상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의 다툼으로 봐도 무방한 구도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콘텐츠 전략은 명확하게 구분된다. 디즈니+는 마블·스타워즈·20세기폭스는 물론 자사 영화·애니메이션 등 막강한 콘텐츠 라인업과 자사 보유 지식재산권(IP)을 소재로 한 독점작이 강점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성인향 콘텐츠와 190개국 시청자를 만족시킬 다채로운 독점작이 강점이다. 1억8286만명의 유료회원을 바탕으로 2018년 10조원, 올해 1조원을 콘텐츠 제작에 쏟아 붓는 등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디즈니+, ‘마블·스타워즈·20세기폭스’ 막강한 콘텐츠 라인업

디즈니+ / 인디와이어
이르면 올해 국내 진출이 예상되는 디즈니+는 막강한 콘텐츠 자산을 업고 모든 연령 시청자를 타깃으로 삼고있다. 대신 이용료를 지불하는 성인층을 만족시킬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디즈니+의 최대 강점은 아이언맨·어벤져스 등 마블 히어로를 소재로 콘텐츠 세계관을 구축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Marvel Cinematic Universe)’에 있다.

2019년작 MCU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경우 글로벌 27억9780만달러(3조4287억원)의 흥행수입을 거둬들여, 그해 전 세계 최고흥행수입을 기록한 것은 물론, 영화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흥행수입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월트디즈니는 영화관에서 선보였던 콘텐츠는 물론, MCU를 바탕으로 한 ‘완다비전', ‘호크아이', ‘팔콘&윈터솔저' 등의 독점작을 디즈니+를 통해 선보인다. 마블 만화로만 등장했던 ‘문 나이트(Moon Knight)’, 여자 헐크가 주인공인 ‘쉬 헐크', 캡틴 마블과 이야기가 연결되는 ‘미즈 마블' 역시 디즈니+ 독점 드라마로 제작된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춘 MCU 소재 독점작은 디즈니+의 강력한 무기다.

디즈니+에는 디즈니가 보유하고 있는 ‘스타워즈' 독점작도 있다. 스타워즈 소재 드라마 ‘더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은 전 세계 스타워즈 팬들 사이서 주목받았다. 월트디즈니는 스타워즈 스핀오프 영화 ‘로그 원'과 스타워즈 오리지널 삼부작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 스승인 ‘오비완 케노비'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도 디즈니+로 선보일 예정이다.

월트디즈니가 인수한 21세기 폭스의 엔터테인먼트 부문도 디즈니+의 경쟁력을 높여준다. 영화사 20세기 폭스는 엑스맨·울버린·판타스틱포·데드풀 등 마블 슈퍼히어로 소재 영화 판권과 글로벌 흥행수입 27억달러(3조1191억원) 이상을 기록한 히트작 '아바타'와 '혹성탈출', '에일리언' 시리즈 등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SF걸작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 국민 캐릭터인 '심슨 가족'로 20세기 폭스의 소유다. 월트디즈니는 20세기 폭스 콘텐츠 자산을 이용해 MCU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막강한 영화 콘텐츠 자산을 디즈니+에 공급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독점작 드라마를 생산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콘텐츠도 디즈니+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 중 하나다. ‘미녀와 야수' 등 걸작이라 불리는 디즈니 명작은 물론, ‘토이스토리' 등 월트디즈니 산하 픽사 스튜디오 콘텐츠까지 독점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월트디즈니 역시 디즈니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를 총동원해 드라마,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크리스틴 맥캐시’ 월트디즈니컴퍼니 CFO는 2024년까지 세계 디즈니+ 이용자 수를 최대 9000만명까지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또, 디즈니+가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되는 시기도 2024년으로 설정했다.

◇ 넷플릭스, 성인향 독점 콘텐츠로 세계시장 잡는다

넷플릭스 / IT조선
넷플릭스는 OTT 시장의 기준을 만드는 업체다. 시리즈 혹은 시즌 별 콘텐츠를 한 번에 공개해 시청자들을 화면에 묶어두는 ‘빈지 워칭(Binge Watching)' 문화는 넷플릭스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넷플릭스는 세계 190개국에 진출하고 2020년 1분기 기준 1억8286만명의 글로벌 유료회원수를 확보하고, 2018년 90억달러(10조2501억원), 2020년 10억달러(1조2360억원)를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등 ‘기묘한 이야기' 등 글로벌 인기 독점작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차별화 전략 출발점에는 ‘성인향 콘텐츠'가 있다. 넷플릭스는 이용약관에서도 자사 서비스가 성인을 위한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실질적으로 OTT 이용료를 지불하는 성인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셈이다.

실제로 넷플릭스에는 ‘얼터드 카본',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 등 과감한 액션과 연출로 성인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 많다.

넷플릭스에는 애니메이션도 성인지향 작품이 다수다. 거친 사회풍자로 세계적인 히트작으로 부상한 심슨가족(The Simpsons) 제작자 ‘맷 그레이닝(Matt Groening)’을 기용해 만든 ‘디스인챈트', SF단편을 묶어 성인 시청자 시선을 집중시킨 ‘러브 데스 로봇' 등 성인 시청자를 정조준했다.

넷플릭스는 2018년 프로덕션I.G·본즈·아니마·서브리메이션·데이비드프로덕션 등 5개 현지 애니 제작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2020년 2월 25일에는 다수의 히트작을 배출한 만화집단 ‘클램프', 인기 SF작가 ‘우부카타 토우(冲方丁)’ 등 일본을 대표하는 6명(팀)의 창작자를 섭외해 직접 애니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등 성인 애니 발굴을 위해 일본 애니 제작사와 인기 작가를 포섭했다.

넷플릭스의 이런 행보와 달리, 넷플릭스의 최대 경쟁 서비스로 꼽히는 디즈니+에서는 성인향 콘텐츠를 볼 수 없다.

최근 디즈니+는 1984년작 영화 ‘스플래시' 일부 성적 장면을 수정해 미국 현지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디즈니+는 성인이 아닌 모든 연령 시청자에 초점을 맞춘만큼, 직접 자기 돈을 지불해 시청하는 성인층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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