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실업률이 급증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긱 이코노미' 종사자 보호에 나섰다. 주 정부는 미국서 자동차 분야 공유경제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우버와 리프트를 고소했다.

 우버 앱 이용장면 / 조선DB
우버 앱 이용장면 / 조선DB
5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우버테크놀로지와 리프트가 운전자들을 부적절하게 분류, 직장보호를 회피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이 동참한 이번 소송은 ‘긱 이코노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주(州)법에 따른 것이다. 이 법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계약직 근로자들도 충분히 보호해줘야하며, 잘못된 분류(missclasifying)로 근로자들에게 해를 끼쳐선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긱(Gig)이란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에서 섭외한 단기 연주자를 부르는 말로, 최근에는 주로 일시적인 일을 뜻한다. IT 플랫폼 사업이 성장하면서 일정한 소속 없이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긱 이코노미' 현상이 전세계로 퍼져 간다. 우버 등 자동차 공유경제 사업은 미국에서만 적어도 45만명 이상의 ‘긱 이코노미' 근로자들이 관여해있다.

사비에 베에라 캘리포니아 검찰총장은 "어떤 사업 모델도 노동자를 학대하고 법을 위반하는 데 성공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은 병가나 시간외 수당 등 기본적인 근로자 보호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우버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법정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운전자들에 대한 자체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40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면서 캘리포니아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라며 "사람들이 더 쉽고 빠르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노조 측은 우버가 기존 직원보다 훨씬 적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노동자의 '언더클래스'를 새로 만들어 노동법을 우회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리프트는 "캘리포니아 혁신경제의 모든 혜택을 최대한 많은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소송전 참여 여부에 대해 회사는 말을 아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긱 이코노미'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들은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았다며 실업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캘리포니아주 관계자는 "(우버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노동력은 이용하면서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며 "납세자들은 결국 이들이 짊어지지 않으려 하는 짐을 나르는 것을 도와야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4일(현지시각) 연방정부 기금 3억4800만달러(한화 약 4300억원)을 차입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업수당 청구가 폭증, 자금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