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레트로 게임기 시장이 CD롬으로 이동 중이다. 기존 레트로 게임기가 1970~1990년대 게임롬팩을 구동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현재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게임기와 주변기기는 CD에 담긴 게임 콘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되고 있다. 레트로 게임 이용자의 관심사도 ‘미개척'영역인 CD롬 게임기로 쏠리고 있다.
폴리메가는 최근 베타 버전이 완성돼 4월 글로벌 레트로 게임 마니아를 대상으로 소량 판매됐다. 제작사인 플레이마지는 5월 중 두 번째 베타 버전을 출하할 예정이다.
최근 16비트 게임기 세가 메가드라이브(제네시스)용 CD롬 콘텐츠 구동에 특화된 게임 주변기기도 등장해 레트로 게임 마니아들의 관심을 샀다. 미국 게임 주변기기 제조사 테라리온은 메가CD 장치를 게임롬팩 크기로 압축한 ‘메가SD’를 출시했다.
FPGA 프로세서는 게임을 실제 게임기에 가깝게 동작시키는데 특화됐다. 레트로 게임기 시장에서는 보다 완벽한 게임 호환성을 위해 FPGA 프로세서를 제작해 레트로 게임기에 탑재하는 추세다.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는 쉽게 말해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수 있는 전자회로'다. 인텔 등 반도체 제조사가 만든 FPGA 칩에 Verilog, VHDL 등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해 게임기의 각종 반도체 움직임을 해석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마치 해당 반도체를 탑재한 것처럼 동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FPGA 방식 레트로 게임기 대표 주자는 미국 아날로그(analogue)다. 이 회사는 원본 게임기의 반도체 회로 동작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한 FPGA 칩을 게임기에 탑재해 높은 게임 호환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화질·음질 보정 기능을 더해 원본 게임기를 뛰어넘는 깨끗한 화면과 사운드로 고전 레트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이용자가 오래된 게임 CD를 가지고 있느냐다. 레트로 게임 마니아의 경우 자신이 좋아했던 게임을 잘 보관해 두거나 성인이 된 후 경매 등을 통해 중고품을 입수해둔 경우가 많지만, 일반적인 게임 이용자는 40년전 게임CD를 분실하거나 처분해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폴리메가 게임기의 경우 게임CD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용자를 위해 전용 인터넷 샵을 통해 게임을 다운로드 방식으로 판매하는 서비스도 병행하는 방식으로 게임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