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1만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의견이 분분하다. 반감기를 앞둔 만큼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게 당연하다는 분석과 향후 가격이 다시 낮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8일 암호화폐 시가총액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9시 비트코인(BTC)은 전날보다 7.30% 오른 9936달러(약 1210만원) 수준에 거래된다.

비트코인은 최근 수십일간 꾸준한 상승세다. 일각에서는 반감기를 앞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공급량이 4년마다 한 번씩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일컫는다. 1개 비트코인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받던 보상이 12.5개에서 6.25개로 줄어든다. 공급이 줄고 수요가 그대로라는 점에서 통상 비트코인 시세는 반감기 전후로 강세를 보여왔다.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고 보는 이들은 비트코인의 현 가격 흐름세가 2017년 상승 랠리와 닮았다고 평가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 대비 38.2% 올랐고 저점 대비 104.7% 급등했다"며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가 2017년을 연상시킨다. 비트코인이 금과 함께 인플레이션 헤지에 대한 매력적인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로 ▲반감기 기대감 ▲중국 DCEP를 필두로 한 디지털화폐 발행 가시화 ▲인플레이션 헤지 ▲풍부한 유동성 등을 꼽았다.

반면 이번 반감기가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디지털자산 서비스 기업 JS 캐피털 공동창업자 스캇 프리먼은 "비트코인 반감기는 오래전 예상된 시나리오다"라며 "기대감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세계 경기가 더 악화돼야 비트코인 가격이 반감기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커브 창립자인 웨이 첸은 "이번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기가 더 나빠질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경기 불황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반감기 직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