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손편지에 담아 보내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하루천자’ 필사 콘텐츠를 ‘손편지’·’감사’ 테마로 꾸립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대상에게 편지를 쓰고, 편지를 부치기 전에 사진을 찍어 ‘감사편지’ 태그를 달아 페이스북 ‘하루천자'그룹에 공유해 주세요.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던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가 사제간의 의리를 잊지 않고 두 번씩이나 북경으로부터 귀한 책들을 구해다 준 제자인 역관(譯官) 이상적(李尙迪)에게 답례로 그려준 것이 <세한도(歲寒圖)>입니다. 김정희는 이상적의 인품을 날씨가 추워진 뒤에 제일 늦게 낙엽 지는 소나무와 잣나무의 지조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발문(跋文)이 작가 자신의 글씨로 적혀 그림 끝에 붙어 있습니다. 일부를 필사하면서 각별한 사제 간의 정과 감사의 마음을 느껴 보세요. 한국고전번역원의 번역을 참조했습니다. /편집자 주

김정희, <세한도(歲寒圖)>, 1844(헌종10년), 23×69.2㎝. 종이에 수묵, 국보 제180호. 작가가 제주도에서 귀양살이할 때, 북경에서 귀한 책들을 구해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게 답례로 그려준 그림이다. 그림 오른쪽 위에 세한도라는 제목과 함께 ‘우선시상(藕船是賞)’, ‘완당(阮堂)’이라는 글자를 쓰고 도장을 찍었고, 그림 왼쪽에는 단정한 해서체로 그림의 제작 경위를 적어놓았다. 그림 자체는 단색조의 수묵, 그리고 마른 붓질과 필획의 감각만으로 이루어졌다. 긴 화면에는 집 한 채와 그 좌우로 지조의 상징인 소나무와 잣나무가 두 그루씩 대칭을 이루며 지극히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을 뿐 나머지는 텅 빈 여백으로 남아 있다.
김정희, <세한도(歲寒圖)>, 1844(헌종10년), 23×69.2㎝. 종이에 수묵, 국보 제180호. 작가가 제주도에서 귀양살이할 때, 북경에서 귀한 책들을 구해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게 답례로 그려준 그림이다. 그림 오른쪽 위에 세한도라는 제목과 함께 ‘우선시상(藕船是賞)’, ‘완당(阮堂)’이라는 글자를 쓰고 도장을 찍었고, 그림 왼쪽에는 단정한 해서체로 그림의 제작 경위를 적어놓았다. 그림 자체는 단색조의 수묵, 그리고 마른 붓질과 필획의 감각만으로 이루어졌다. 긴 화면에는 집 한 채와 그 좌우로 지조의 상징인 소나무와 잣나무가 두 그루씩 대칭을 이루며 지극히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을 뿐 나머지는 텅 빈 여백으로 남아 있다.
세한도 발문(歲寒圖 跋文) / 김정희 (글자 수 649, 공백 제외 489)

(전략)

사마천(司馬遷)이, "권세나 이익 때문에 사귄 경우에는 권세나 이익이 바닥나면 그 교제가 멀어지는 법이다" 하였다. 그대 역시 세속의 거센 풍조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이다. 그런데 어찌 그대는 권세가와 재력가를 붙좇는 세속의 도도한 풍조로부터 초연히 벗어나, 권세나 재력을 잣대로 삼아 나를 대하지 않는단 말인가? 사마천의 말이 틀렸는가?

공자(孔子)께서, "일년 중에서 가장 추운 시절이 된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그대로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하셨다. 소나무·잣나무는 사철을 통해 늘 잎이 지지 않는 존재이다. 엄동이 되기 이전에도 똑같은 소나무·잣나무요, 엄동이 된 이후에도 변함 없는 소나무·잣나무이다. 그런데 성인께서는 유달리 엄동이 된 이후에 그것을 칭찬하셨다.

지금 그대가 나를 대하는 것을 보면, 내가 곤경을 겪기 전에 더 잘 대해 주지도 않았고 곤경에 처한 후에 더 소홀히 대해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나의 곤경 이전의 그대는 칭찬할 만한 것이 없겠지만, 나의 곤경 이후의 그대는 역시 성인으로부터 칭찬을 들을 만하지 않겠는가? 성인께서 유달리 칭찬하신 것은 단지 엄동을 겪고도 꿋꿋이 푸르름을 지키는 송백의 굳은 절조만을 위함이 아니다. 역시 엄동을 겪은 때와 같은 인간의 어떤 역경을 보시고 느끼신 바가 있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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