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업자 AT&T가 정부의 베네수엘라 제재 조치에 응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더이상 유료 위성방송 다이렉TV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다이렉TV 베네수엘라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오류 화면이 뜬다 / 다이렉TV 홈페이지 갈무리
다이렉TV 베네수엘라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오류 화면이 뜬다 / 다이렉TV 홈페이지 갈무리
1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T&T는 미국의 제재 조치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다이렉TV 가입 액세스를 중단했다. 코로나19 봉쇄로 집에 갇힌 수백만의 사람들을 위한 주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차단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전방위적 압력을 가하는 중이다. 미국은 올해 초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미 재무부는 베네수엘라에 코로나 팬데믹 대체를 위한 긴급 자금을 제공하지 말라고 국제통화기금(IMF)에 압력까지 가한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규제 당국은 다이렉TV에 반정부 시위와 국가비판 내용을 방송한 CNN en Espanol과 같은 약 10개의 채널을 제거하라는 압력을 가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AT&T는 미국 정부의 요구에 응한 것이다. AT&T는 "다이렉TV가 양국의 법적 요구사항을 모두 준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에서 유료TV 운영을 중단해야 했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다이렉TV를 보지 못하는 베네수엘라 상당수 국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베네수엘라 유료 TV 시장에서 다이렉TV는 4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주류 사업자기 때문이다. 가난한 지역의 콘크리트지붕에서도 다이렉TV 안테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카라카스의 노동계급 지역 카티아에 거주하는 오라 레온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의 TV채널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아들에게 전화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이상 다이렉TV를 볼 수 없을 것’이라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