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이오 업계가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의 임상1상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하지만 미국 의학전문매체 스탯(STAT)포브스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각)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효능을 입증할만한 핵심 정보는 빠뜨리고 1차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또 항체 존속 기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모더나 홈페이지
/모더나 홈페이지
외신은 "시험에 참여한 45명 중 다른 참가자의 백신 후보물질 반응에 대한 데이터가 부재하고 중화항체가 확인된 8명의 연령 정보도 없으며 모더나 미국 정부 파트너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코멘트가 없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형성된 항체 존속 기간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모더나에 따르면 중화항체는 두 번째 백신 투약 이후 2주가 지난 뒤 채취된 피험자들 혈액에서 확인됐다.

안나 더빈 존스홉킨스대 백신 전문가는 "2주는 너무 이르다"며 "우리는 그 항체가 유지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모더나는 전날인 18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mRNA-1273) 임상1상에서 45명의 참가자 전원에게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최소 8명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생성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올해 초 19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모더나 주가는 이날 20% 가까이 급등해 주당 80달러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97억달러로 뛰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모더나 목표주가를 기존 63달러에서 105달러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모더나 발표에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제기했다. 임상 초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후보물질이 임상 2, 3상에서는 좋은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대니엘 새몬 존스홉킨스대 백신안전연구소장은 모더나가 1상 결과를 밝힌 날 워싱턴포스트에 "이번 모더나 임상은 희소식이고 앞으로 진전시킬 가치가 있지만 역사적으로 백신 개발 사례를 보면 수 많은 백신이 1단계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며 "추후 단계에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며 좋은 제품으로 거듭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탯도 "모더나가 발표한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말 뿐이다"라며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백신 후보 물질의 의미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