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달성을 목표로 전진하는 삼성전자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최대 경쟁자 TSMC를 향해서다.

올 2월 화성에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전용 ‘V1라인’을 가동한 삼성전자평택 2공장에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부어 EUV 라인을 추가로 구축, TSMC와 진검승부를 펼치려 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 삼성전자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광원이다. 파장의 길이가 ArF의 14분의 1 미만에 불과해 더욱 세밀한 반도체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복잡한 멀티 패터닝 공정도 줄일 수 있어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첨단 미세 공정 기술이 발전할수록 TSMC와 삼성전자 중심의 파운드리 시장 과점 체제는 공고해질 전망이다. 2019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51%, 삼성전자 14%, 글로벌 파운드리 8% 순이다. 이 중에서 10나노 미만 초미세 공정 기술을 확보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미세공정 설비투자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후발 업체의 진입장벽은 매우 높다. TSMC와 삼성전자의 진검승부만이 남은 이유다.

추격에 박차를 가하던 삼성전자는 잠시 정체기를 맞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매해 13조~14조원으로 정체되어 있던 삼성전자 시스템 LSI/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액이 지난해 14조7000억원에서 올해 19조3000억원, 내년 24조6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원은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액이 증가하는 이유는 CMOS 이미지센서(CIS)와 전력관리칩(PMIC) 매출 증가, 서드 파티(계열사나 기술제휴사 제외) 고객사 향 파운드리 매출액 증가"라면서 "2020년과 2021년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액이 퀄컴과 엔비디아 등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2019년 TSMC에 퀄컴 파운드리 물량 일부를 내주면서 서드 파티 매출액이 감소한 바 있다.

유 연구원은 "하반기 엔비디아 GPU와 프로세서(AP)와 모뎀을 하나로 합한 원 칩(one-chip) 양산을 시작으로 퀄컴 향 5G 모뎀 칩 등을 생산해 파운드리 매출액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신규 물량을 생산하기 위한 추가 생산능력(캐파)도 필요해 2021년 파운드리 설비투자 규모는 1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1년 말 평택사업장의 EUV 라인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EUV 미세공정을 적용한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이 큰 폭으로 증가, 삼성전자 비메모리 매출 증가를 이끌 전망이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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