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제품 성능 공방이 TV에서 의류 가전으로 옮겨붙었다. 건조기에 이어 의류관리기까지 경쟁사를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모양새다. 업계는 가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사의 ‘기 싸움’이 심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LG전자 광고 ‘트루스팀으로 소중한 일상을 지키세요 편’(위)과 삼성전자 광고 ‘그랑데AI 비긴즈-스팀받지마 편’(아래)
LG전자 광고 ‘트루스팀으로 소중한 일상을 지키세요 편’(위)과 삼성전자 광고 ‘그랑데AI 비긴즈-스팀받지마 편’(아래)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트루 스팀’ 기술을 강조한 새 TV 광고를 시작했다. 100℃로 끓여 만드는 트루 스팀의 원리를 보여주고 바이러스, 세균, 냄새 등을 제거하는 스팀의 장점을 소개한다. "깨끗하고 건강한 가족의 일상이 무엇보다 소중해진 요즘 스팀 살균만큼 안심되는 건 없죠"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이는 트루 스팀을 겨냥한 삼성전자 온라인 광고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그랑데 AI 비긴즈-스팀받지마 편' 광고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삼성전자는 해당 영상에 "뜨거운 온도로 옷을 건조하면 옷감이 열 받아 안 받아?", "열 받은 옷감에 스팀 뿌린다고 옷감이 살아나?"라는 내용을 넣어 LG전자 건조기 스팀 기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무빙행어 방식을 적용한 LG전자 ‘스타일러’’(위)와 에어워시 방식을 채택한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아래)
무빙행어 방식을 적용한 LG전자 ‘스타일러’’(위)와 에어워시 방식을 채택한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아래)
삼성전자는 LG전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겨냥한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영상을 통해 스타일러는 진동으로 제품에 틈이 생겨 물이 샐 수 있다고 지적한다. LG전자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 특허 기술인 ‘무빙행어’를 저격한 것이다. 해당 영상은 디지털프라자 일부 매장에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 측은 이에 "스타일러 제품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스타일러 문 부분에 물이 맺히거나 일부 고이는 현상은 모든 의류관리기에서 나타나는 특성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 영상에 대해 "상식과 상도를 벗어난 비방광고로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양사의 공방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에는 TV 경쟁이 치열했다. 일례로 LG전자가 삼성전자 QLED TV 분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자 삼성전자가 OLED TV의 번인 현상을 지적하는 영상을 게시해 받아쳤다.

의류 가전을 중심으로 한 양사의 ‘기싸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해당 가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도권 경쟁에 사활을 건다는 분석이다. 국내 건조기 시장은 올해 200만대 규모로 작년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류관리기 시장도 코로나19 사태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건조기 등 신가전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아직 보급률이 낮아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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