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변화한 사회 현상이 많습니다. 공공·교육 분야에서 클라우드 가치를 깨닫고 인식을 전환, 이를 활용한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클라우드 산업이 다수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일 수 있는 이유입니다."

박기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코로나19 사태로 변화한 클라우드 동향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 개학을 기점으로 정부 교육 기관에서 클라우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며 "다수 교육 업체에서도 클라우드 활용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박기은 NBP CTO / 이윤정 기자
박기은 NBP CTO / 이윤정 기자
NBP는 대표적인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다수 영역에서 클라우드 기술로 도움을 펼쳤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약국별 공적 마스크 재고 상황을 네이버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에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 일례다.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약국과 우체국 등을 헤매는 국민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다.

클라우드가 필요한 정부·지자체·공공기관과 공익성 앱이나 웹서비스를 개발·제공하고자 하는 개발자를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와 필요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지원했다.

NBP는 온라인 개학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데도 힘을 보탰다. 4~5만명 수준이 접속하던 초·중학생용 학습관리시스템 ‘e학습터’를 1차 온라인 개학 시점까지 50만명이 접속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했다. 주어진 시간은 단 2주. 클라우드가 아니었다면 물리적인 서버로는 수개월 걸릴 일이었다. 이 덕분에 150만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박기은 CTO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공공과 교육 분야에서 ‘이럴 때 클라우드를 쓰는 구나'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처럼 클라우드에 익숙한 곳이 아닌 공공과 교육 쪽에서 인식을 전환한 것은 시장 성장에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교육 콘텐츠를 클라우드 상에서 어떻게 관리하고,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프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공공·교육 분야에서 클라우드 역할과 필요성을 체감한 만큼 향후 활용 범위가 긍정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의료 산업에서도 클라우드 인식 전환 분위기가 보인다. 의료 산업은 개인의 건강 정보를 다루다 보니 공공처럼 데이터 관리에 보수적이다. 대학병원의 경우 대량의 전산실을 구축해 병원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을 운영하는 병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박 CTO는 "작은 병원일수록 자체적으로 전산실을 구축하는 등의 IT 투자를 하기가 힘들다 보니 클라우드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현하는 곳이 생긴다"며 "최근에는 병원 관리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사용하는 곳도 생기는 등 클라우드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NBP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모든 상황이 사업 기회가 됐다고 설명한다. 기존에는 비교적 클라우드 기술에 무관심하거나 영향이 적었던 분야에서까지 클라우드 기술 도입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온라인 학습의 여러 이점을 확인하면서 클라우드 활용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됐다.

NBP는 이같은 기회를 토대로 올해 공공금융 시장 진출에 주목한다. 특히 금융 시장의 경우 최근 NBP가 한화생명 보험 코어 시스템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가적인 사업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CTO는 "최근 한화생명 구축 사례와 관련해 금융사 문의가 늘어난 상태다"고 밝혔다.

NBP는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기존에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우리나라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최근 해외에서 SaaS 분야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한국 업체를 상대로 지원 사업도 전개한다.

박 CTO는 "네이버도 미국과 독일,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에 여러 리전(데이터센터)를 두고 100가지 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무조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만이 선택지는 아니라는 점을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24시간 한국어로 소통 가능한 고객 지원 프로그램은 우리만의 차별점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우리나라 SaaS 시장이 좁은 탓에 해외 무대로 눈을 돌린다"며 "이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자 해외에서 네이버 리전을 사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기은 CTO는 6월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리는 ‘클라우드 2020’ 콘퍼런스에서 패널 토의에 참여한다. 클라우드 시장 전망과 전략에 관해 논할 예정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 클라우드를 살펴볼 수 있는 콘퍼런스가 열린다. / IT조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 클라우드를 살펴볼 수 있는 콘퍼런스가 열린다. /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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