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아리랑TV와 국악방송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지원을 축소한다. 아리랑TV는 프로그램 제작비만, 국악방송은 라디오 제작비만 편성해 지원하는 내용을 2021년 예산안 및 방송통신발전기금 운용계획안에 담았다.

방통위 현판 / IT조선
방통위 현판 / IT조선
방통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1년도 예산안 및 방송통신발전기금 운용계획안’을 의결했다.

2021년도 방통위 세출 예산안(부처안)은 총 2537억원(일반회계 635억원, 방송통신발전기금 1902억원)이다. 2020년 예산(2610억원)대비 73억원(2.8%) 줄었다. 방통위는 ▲방송통신 콘텐츠 진흥 ▲인터넷 역기능(허위조작 및 불법 유해정보 등) 대처 ▲포스트 코로나 대응 등에 재원을 중점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은 아직 부처안이다. 이달말 기획재정부에 제출된다. 기재부 동의해 정부안으로 확정돼야 아리랑TV와 국악방송에 대한 방발기금 지원 축소를 할 수 있다.

2019년 국감에서 지상파·종합편성채널·보도채널이 방송통신 발전을 위해 해마다 내는 기금을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인 아리랑TV와 국악방송에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악방송은 문체부 산하 재단법인이고, 아리랑TV는 문체부 산하 국제방송인데 2020년 예산안에서 국악방송 지원금액이 늘어난 반면 방통위 소관인 지역방송이나 EBS 등에 사용하는 방발기금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2020년 예산안을 제출할 때 국악방송 지원 예산을 줄였는데, 기재부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방통위나 소관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모르는 사이 27억2500만원이 증액됐다.

상임위원들은 국감에서 지적받은 내용을 언급하며, 아리랑TV와 국악방송 지원을 축소하는 것에 동의했다.

표철수 상임위원은 "방송사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마련한 기금이다"며 "주무부처도 알지 못하는 곳에 예산이 가지 않도록 편성과정에서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상임위원들은 방통위 지출한도가 감소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진흥사업 발굴을 요청했다.

안형환 상임위원은 "기재부가 방통위 지출한도를 감소한 것은 유감이다"며 "차후에 추경 더 편성될 것으로 예측되므로, 방통위 역할에 부응할 사업을 발굴해 재정확대 발맞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욱 상임위원은 "코로나 비대면 관련 사업투자 확대 등의 방향은 시의 적절하다"라며 "방통위가 규제기관이나 진흥을 도외시하지 못하기에 특정 분야 규제가 다른 사업에서는 진흥사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과감한 진흥사업 발굴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