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DO 발자취 따르는 DID…"글로벌 협력으로 적용 사례 만들자"

김연지 기자
입력 2020.06.03 06:00
공인인증서 폐지로 날개 단 DID 시장
업계, DID 선점키 위해 해외 기술사 협력 봇물
"과거 FIDO 행보와 비슷…산업 협력이 답"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로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됐다. 이를 대체할 인증·증명 제도로 DID(분산신원증명, 블록체인 기술로 신원을 증명하는 기술)가 떠오른다.

DID는 한 번 인증으로 다수 기관 서비스를 추가 인증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다만 글로벌 표준 제정은 아직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술사와 손잡고 관련 적용 사례를 만들면서 표준 마련에 힘쓰는 이유다.

/픽사베이
3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LG CNS와 라온시큐어 등 한국 기업이 DID 분야 선점을 위해 DID 기술 제공업체인 에버님(Evernym), DID 기술 기업 연합체 소버린(Sovrin) 등과 협력한다. 생체인증에 활용되는 인증 프레임워크 FIDO(Fast IDentity Online, 비밀번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FIDO 얼라이언스에 의해 제안된 사용자 인증 방식) 표준이 마련되기 앞서 적용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들이 얼라이언스를 구축한 것과 같은 행보다.

FIDO와 닮아가는 DID…글로벌 표준으로 간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 업체와 손잡고 DID 표준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DID를 국내서만 쓰는 인증 제도가 아닌 글로벌 통용 인증·증명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업계는 이런 측면에서 DID가 FIDO가 걸어온 길을 그대로 답습할 거라고 내다본다. 각종 산업에 분포한 글로벌 기업이 모여 적용 사례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표준 제정에 나서는 셈이다.

실제 페이팔과 생체인식 기업 시냅틱스는 FIDO 개념을 알리고 관련 개념 적용 및 표준 마련을 위해 2013년 FIDO얼라이언스를 세웠다. 설립 몇 개월 만에 구글과 유비코, NXP 등 글로벌 업체가 가입하면서 비밀번호가 필요없는 인증 프로토콜 작업이 본격화됐다.

첫 번째 FIDO 프로토콜이 완성된 시점은 2014년 말 쯤이다. 페이팔과 삼성전자는 당시 최초의 FIDO 인증을 배포하기 위해 협력했다. 갤럭시S5 이후 모델부터 사용자들은 페이팔 사용처에서 지문으로 로그인하고 결제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10에서 FIDO 인증을 지원한다고 밝히면서 FIDO 적용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각종 산업에 몸 담은 기업이 FIDO를 적용하면서 자연스레 표준이 정립, 생체 인증이 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

라온시큐어 發 DID 얼라이언스, 하반기 맛보기 서비스

DID 얼라이언스는 올해 DID 관련 실증사업(PoC)에 착수했다. DID 얼라이언스는 DID 기술 국제 표준 마련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비영리 재단이다. 라온시큐어를 주축으로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삼성SDS, 소버린 등 국내외 70여개 기업과 금융사가 참여한다.

이 얼라이언스는 실증 사업 결과물로 올해 7월쯤 가디(GADI, 온·오프라인에서 신원을 확인하도록 보장하는 기술) 기반의 파일럿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가디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DID를 발급받더라도 이를 다른 서비스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개개인은 가디 시스템 내 디지털 주소를 통해 신원증명 수단을 직접 결정할 수 있다.

파일럿 제품은 코로나19 면역 증명서 등이 논의된다. 이 실증 사업에는 금융결제원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등 국내 기관 뿐 아니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해외 금융사도 참여한다.

김운봉 DID 얼라이언스 사무국장은 "FIDO와 같이 DID도 글로벌로 나아가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FIDO얼라이언스가 글로벌 업체들과 FIDO 프로토콜을 개발·적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생체인증 표준을 마련한 것처럼 DID 얼라이언스도 국내외 다양한 분야 업체들과 연합체를 이뤄 글로벌 기술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DID는 FIDO처럼 글로벌 시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글로벌 DID 시장 태동기에 국내 DID 기술이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LG CNS, 글로벌 표준 마련키 위해 에버님과 맞손

LG CNS 역시 글로벌 DID 기술사 에버님과 손잡고 세계 통용 신분증 개발 나섰다. 에버님은 DID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기술 기업 연합체인 소버린 재단을 창립했다. 이 업체는 DID 글로벌 표준을 정립하는 국제 웹 표준화 컨소시엄(W3C)에서 표준 수립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이다.

LG CNS와 에버님은 이번 협력으로 W3C의 DID 표준 수립에 주도적으로 기여하는 동시에 DID 솔루션과 관련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 특히 LG CNS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활용해 자율주행차와 업무용 인증 등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LG CNS 관계자는 "표준 제정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인증 체계 관련 기술을 구현하는 기술 협력에 가깝다"며 "우리나라에서 DI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에버님과 우선 국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진행되는 DID 공공사업 발주에 참여해 사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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