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수집, 아직도 부정적으로 보세요?

홍기훈 홍익대학교 교수, 박지혜 박사과정
입력 2020.06.03 10:55
1년쯤 칼럼을 썼다. 문득 고민이 들었다. 필자는 금융, 그 중에서 ‘예술 금융’이라는 특수한 금융 분야 전문성을 가졌다. 그러다 인간의 철학과 행동을 토대로 끊임없이 창의성을 발휘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존중하는 예술 분야를 과연 금융의 관점으로만 풀어나가야만 할까-라는 우려가 생겼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예술품을 모으는 컬렉터(수집가, collector)를 다뤄보려 한다. 물론, 쭉 예술 금융을 다룰 예정이지만, 이번 칼럼을 계기로 금융 관련 예술에도 관심을 가지려 한다.

오래 전부터 왕, 귀족 등 ‘사회적 특권 계층’은 예술품을 가졌다. 이후 무역업과 상업, 금융업 등이 발전하면서 기존 왕가와 귀족, 교회 외에 부유한 상인 계층도 예술품을 사고 모으기 시작했다.

한국의 수집가는 대개 자신이 소장한 예술품을 외부에 공개하기 꺼린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다. 개인 및 기업의 소장품은 삼성 리움 미술관, 루이비통재단 루이비통 미술관 등의 자체 미술관이나, 기관의 소장품 전시를 통해 극히 일부만 외부 공개한다.

하지만, 한국외 수집가의 움직임은 다르다. 자신이 소장한 예술품을 스스로 공개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유명 가수 부부인 스위즈 비츠(Swiss Beatz, 카심 딘)와 엘리샤 키스(Alicia Keys)가 있다.

스위즈 비츠는 18살 어린 나이에 DMX의 히트곡 "Ruff Ryders's Anthem"을 제작하며 성공을 거뒀다. 예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초창기에는 그리 주목받는 수집가가 아니었다.그가 앤디워홀(Andy Warhol)의 ‘캠벨스프(Campbell’s soup can)’, ‘드라큘라(Dracula)’ 등 세계적인 유명 작품을 사면서 예술계는 그를 수집가로 주목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케힌데 와일리(Kehinde Wiley), 카우스(KAWS), 제프리 깁슨(Jeffery Gibson), 안셀 애덤스(Ansel Adams)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 1000여 점을 수집했다. 수집품 대부분은 이들 부부가 관심을 가진 권력·역사·인종·성별을 주제한 작품이다.

헨리 테일러(Henry Taylor), 조던 카스틸(Jordan Casteel), 리네트 이아돔 보아케(Lynette Yiadom-Boakye), 샤바랄라 셀프(Tschabalala Self), 토인 오지 오두톨라(Toyin Ojih Odutola), 아서 자파(Arthur Jafa) 등 아프리카계 미국인 예술가의 작품도 이들의 주요 수집품이다.

이들 부부는 "예술가에 의해, 예술가를 위해, 사람들과 함께 (By the artist, for the artist, with the people)"라는 주제 하에 수집한 작품을 ‘Dean Collection’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 많은 이에게 공개하고 있다.

예술품을 사서 콜렉션을 만들고 SNS로 공개한다. 소장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 대중에게 알리는데 적극적이다.

이들 부부는 ‘Sm(art) Collection’이라는 앱도 운영한다. ‘No Commission art fair’, 예술가들이 유통 과정에서 중개자인 갤러리, 경매회사 없이 구매자를 찾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는 기존 폐쇄적인 성격을 가진 수집가처럼 예술품을 사모으고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가격을 부풀리는데 몰두하는 것이 아니다. 예술품을 적극 공개하고 예술가를 돕고 시장을 활성화하려고 움직이는, 사뭇 색다른 행보다.

한국에서 예술품 수집가-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개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부동산 거래 시 업·다운 계약, 자전거래 등 불법 수단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처럼, 예술품 수집과 거래를 아직 ‘재벌의 비자금 세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사례처럼 예술품 수집은 예술 시장 활성화, 예술가 지원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3만달러(3600만원)시대에 들었다.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려는 이도 점점 늘고 있다.

문화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점점 변화하는 것처럼, 예술품을 수집하는 것에 대한 시선도 너무 부정적으로만 치우치지 않았으면 한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 후 시드니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자문 활동 중이다.

박지혜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박사 과정을 밟는다. ‘미술관 전시여부와 작품가격의 관계’ 논문,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용역 진행 등 아트 파이낸스 전반을 연구한다. 우베멘토 아트파이낸스 팀장으로 아트펀드 포럼 진행, ‘THE ART FINANCE Weekly Report’를 발행한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