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 정부가 466억엔(약 5200억원)을 들여 배포한 천 마스크가 코로나19 차단 효과가 전혀 없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일 정부는 천 마스크를 전국 모든 가구에 각 2장씩 나눠줬다.

4일(현지시각) 일본 경제지 프레지던트 온라인에 따르면 마스크 전문가 오니시 가즈나리 성루카국제대학대학원 부교수(공중위생학)는 아베노마스크를 쓰고 재채기를 한 상황을 가정한 비말 입자 누출 실험을 진행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아베 신조/일본 수상관저
마스크를 착용한 아베 신조/일본 수상관저
실험에서 비말 누출률은 100%였다. 마스크 안에 있던 0.3마이크로미터 크기 입자 2500개가 재채기 후 모두 바깥에서 발견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 크기는 0.1~0.2마이크로미터로 알려져 있다.

특수 기술로 촬영한 사진에서 실험용 입자는 마스크 위와 아래 틈으로 누출됐다. 심지어 천을 뚫고 나오기도 했다. 같은 실험에서 의료용 방진 마스크는 입자 누출률이 0.89%였다.

오니시 교수는 "손이 얼굴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착용한다는 의미는 있다"며 "부직포 마스크를 구할 수 있을 때 굳이 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일명 ‘아베노마스크’로 불리는 이 마스크는 가로 길이 약 13.5cm, 세로는 9.5cm 정도다. 시판용 성인 부직포 마스크와 비교하면 작은 편이다. 실제로 착용하면 입과 코가 겨우 가려지는 수준이다. 너무 작은 크기라는 점에서 일본 내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가 실제 있는지 여부에 의혹이 일었다.

특히 해당 마스크는 불량품이 많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천 마스크에서 벌레와 곰팡이,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됐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