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배달 앱 1위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해외 자본에 매각이 추진된다. 관련업계는 금산분리 원칙이 국내 대기업 자본의 중소기업 투자를 가로막는다고 지적한다. 기업주도벤처캐피탈(CVC, Corporate Venture Capital)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CVC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관심이 쏠린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6월 11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CVC 활성화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CVC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펀드를 조성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중소기업육성법), 신기술금융회사(여신전문금융업법)의 두 가치 형태다.

현행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배달의민족, 여기 어때 등 우수한 국내 벤처기업이 해외자본에 매각이 추진되자 업계는 금산분리 원칙이 우리나라 대기업 자본의 중소기업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해외에선 구글, 애플, 인텔 등 대기업이 CVC를 활용해 중소기업에 적극 투자한다. SK, LG 등은 규제가 없는 해외에서 CVC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지주사 체제 밖에서 CVC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CVC가 기술력을 가진 벤처․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기술을 공유하고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며 "CVC를 통한 투자는 투자기업 연구개발(R&D)뿐 아니라 제조업,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적극적 결합을 통해 전략적 투자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며 개정을 요구한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가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CVC규제 완화를 과제로 포함한 시점에서 구체적인 제도 설계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김도현 교수(국민대 경영학부)가 기업주도벤처캐피탈(CVC)규제 개선과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주제로 발표한다. 토론에는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지원 국회 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조사관, 이승규 공정거래위원회 지주회사과 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한다.

김병욱 의원은 "CVC활성화는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 혁신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CVC규제 개선으로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했다. 또 "금산분리 원칙이 모든 금융수단을 가로막는 최고의 가치가 될 순 없다"며 "제도설계를 통해 금산분리의 취지는 지키면서도 CVC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병욱 의원은 6월 5일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김민기, 김홍걸, 양향자, 윤영찬, 윤후덕, 이상헌, 이원욱, 홍성국, 홍영표 의원 등이 공동발의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