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 만든 콘텐츠가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영화는 유명 어워드 행사인 아카데미를 포함해 다양한 시상식의 유력 수상 후보로 추천된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각지 인기 드라마 순위에서 수개월째 1위를 달린다.

OTT 업계는 콘텐츠 플랫폼(시청 도구) 시청 장소를 유선에서 무선으로 확 바꿨다. 작품성 있는 영화와 드라마를 앞세워 콘텐츠 시장의 유행을 주도한다.

OTT 영화, 아카데미 포함 유수의 영화제에서 후보 및 수상작에 올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2월 열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포함 4개 부문을 석권했다. ‘결혼 이야기’는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은 10개 부문 수상 후보에 올랐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내 몸이 사라졌다’와 다큐멘터리 영화 ‘두 교황’도 아카데미 수상 후보작이다.

넷플릭스는 개성과 작품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작품은 세계 유명 영화제에서 유력한 수상 후보로 지목 받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는 91회 아카데미상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7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OTT 자체 제작 영화·드라마가 한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 차주경 기자
OTT 자체 제작 영화·드라마가 한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 차주경 기자
웨이브의 자체 제작 영화 ‘SF8’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됐다. SF8은 인공지능(AI), 증강·가상현실, 로봇 등 첨단 SF 요소를 주제로 다뤘다.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며, 영화는 웨이브에서, 드라마는 MBC에서 각각 방영된다. 이른바 크로스오버(다른 분야간 협업) 작품이다.

OTT 드라마, 시청률 상위권 올려

OTT 콘텐츠는 드라마 영역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tvN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 10주간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이태원 클라쓰’, ‘더 킹:영원의 군주’ 등 드라마도 일본 시청률 조사에서 수위를 기록 중이다. 이들 콘텐츠는 한국외 시장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배급된다.

‘킹덤’과 ‘인간수업’ 등 넷플릭스 드라마는 북미와 유럽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킹덤’ 시즌1은 43회 에미상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연기상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1973년 시작한 에미상은 미국 방송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힌다. ‘킹덤’에 앞서 넷플릭스 ‘하우스 오브 카드’와 ‘크라운’, HBO ‘왕좌의 게임’ 시리즈, 훌루의 ‘핸드메이즈 테일’ 등 OTT 드라마가 여러 차례 에미상을 거머쥐었다.

웨이브도 자체 제작 드라마를 앞세워 세계 시청자를 찾는다.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자체 제작 콘텐츠를 만든다. 세계 미디어·엔터테인먼트기업 NBC유니버셜과 제휴해 앞으로 3년간 매년 5개쯤의 자체 제작 콘텐츠를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웨이브 자체 제작 드라마 ‘꼰대인턴’은 상영 중이며 하반기 ‘앨리스’가 출격할 예정이다.

OTT 업계 "시청자가 원하는 플랫폼·콘텐츠 앞세워 유행 주도한다"

영화, 드라마 업계의 성향은 보수적이다. 필름·극장·TV 등 아날로그 플랫폼과 전통적 주제를 선호한다. 아카데미상 수상작은 지금까지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만 해당됐다.

OTT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참신한 영화, 드라마를 전달한다. 그 결과가 영화제 수상과 드라마 시청률 1위로 나타났다. 시청자를 사로잡아 플랫폼에 이어 콘텐츠 유행까지 주도하는 것이 OTT 업계의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시청자를 모은다"며 "시청자가 만족할 만한 콘텐츠 제작 및 배급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