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유흥주점 등 고위험 시설에 출입을 하기 위해서는 QR코드 방식의 전자출입명부(KI-Pass) 시스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에 네이버는 정부와 적극 협력해 모바일 네이버 웹이나 앱에서 사용자가 간편하게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카카오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성동구 한 PC방에 놓인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안내문. / 조선DB
서울 성동구 한 PC방에 놓인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안내문. / 조선DB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노래방과 클럽 등 8개 고위험 업종을 대상으로 QR코드 방식의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했다. 이태원 클럽 사태 이후 유흥업소발 N차 감염이 이어지자 원활한 역학 조사를 위해서다. 이들 고위험 업종에 출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인 신상정보가 담긴 QR코드를 찍어야만 한다.

이에 네이버는 방역 당국과 적극 협조해 자사 모바일 앱과 웹을 통해 전자출입명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미리 로그인한 네이버 앱 또는 웹 우측 상단의 프로필 아이콘을 클릭하면 나타나는 ‘내 서랍’ 기능에서 제공되는 ‘QR 체크인’ 버튼을 누르면 된다. 최초 이용하는 경우와 월 1회 휴대전화번호 인증만으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양대 포털 사업자인 카카오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카카오와 방역 당국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방역 당국은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에 QR코드를 넣을 수 있게 협조해 달라며 카카오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실효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톡은 별도 로그인이 필요없어 중장년층 사용자도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QR코드 구현이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대신 별도의 카카오페이 앱을 이용할 수 있다고 대안을 냈다. 실제 카카오톡 내 서비스에는 QR코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QR코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톡 내 카카오페이 서비스로 들어가거나 별도 카카오페이 앱을 이용해야 한다.

이번에는 방역당국이 거부했다. 별도의 카카오페이 앱은 카카오톡 만큼 대중화되지 않아 실효성이 적다고 판단했다. 양측은 수차례 논의를 거듭했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중대본은 카카오와 논의를 끝내고 이통3사 패스 앱을 활용하는 걸로 방향을 선회한 걸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톡에 전자출입명부 기능을 넣는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쉬운 작업도 아니다"라며 "카카오톡에 기능을 하나 넣기 위해선 기존 기능과 충돌은 없는지, 메시징 기능에 영향을 주진 않는지 등 다양한 요소를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자출입명부 기능은 현재로서 카카오 서비스 환경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기능이라고 내부에서 판단했다"며 "여전히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활용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