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이 증강현실(AR) 기술과 만나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AR 기반 대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레고 히든사이드'는 기존 레고 세트로 즐길때와 비교해 차별화된 재미를 제공한다. 출시 한달 만에 첫 주 대비 400%에 가까운 매출 신장을 기록하는 성과도 냈다.

요즘 아이들은 장난감 대신 게임과 유튜브 등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장난감 업계는 인기 게임과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와 AR 등으로 아이들 유혹에 나선다. 애플 AR글래스 등 2021년 이후 본격화할 5G 기반 AR 기기를 활용해 장난감 시장에 변화를 준다. 지금과 같은 스마트폰 기반 놀이가 아닌 AR글래스 등 주변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놀이 방식을 도입한다.

11일 장난감 업계 한 관계자는 "레고가 AR을 활용해 장난감 판매량을 늘린 것처럼 AR 기술은 앞으로 장난감 시장에 변화를 줄 것이다"며 "AR글래스가 보급되고 콘텐츠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관련 장난감 수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R융합 보드게임 / 웨어러블
AR융합 보드게임 / 웨어러블
퀄컴은 최근 5G 이동통신과 결합한 AR글래스 ‘XR뷰어'를 미국 버라이즌, 한국 KT 등 글로벌 15개 통신사를 통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엔리얼이 만든 AR글래스를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차례로 내놓는 등 관련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장난감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AR기기는 단연 ‘애플 글래스'다. 애플 글래스에는 공간과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라이다(LiDAR)’ 스캐너가 탑재됐는데, 그 덕에 사용자는 테이블 위 장난감의 모양과 위치를 애플 글래스로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 기술이 AR장난감 ‘레고 히든사이드'와 결합될 경우, 더 정교한 디지털 게임 즐기기가 가능해진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마인크래프트 데모 /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마인크래프트 데모 / 유튜브
스마트폰을 들고 이리저리 장난감을 비춰가며 AR로 나오는 콘텐츠를 볼 필요도 없다. AR 글래스를 머리에 쓰고 장난감을 만지면 사용자 눈 앞에 현실과 융합한 가상의 장난감 세상이 펼쳐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AR글래스와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융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니터 속에서 펼쳐지던 가상 세계를 현실 공간으로 끄집어 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AR융합 장난감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아직 과학·기술·공학·수학 등을 다루는 ‘스템(STEM)’ 교재가 있다. 시푸(shifu) 등 업체는 AR지구본과 ‘탁토'라는 AR보드게임을 개발했다. 머지(Merge)라는 업체는 AR큐브와 STEM 콘텐츠를 융합한 장난감을 선보였다.

순수하게 놀이에 집중한 AR융합 장난감 종류는 아직 부족하지만, 다양한 업체가 시장 선점에 나서는 등 경쟁 양상을 보인다. 미국 장난감 제조사 해즈브로는 마블 아이언맨 마스크와 AR기술을 융합한 ‘마블 히어로 비전'을 선보였고, PC제조사 레노버는 AR헤드셋과 스타워즈를 융합한 ‘제다이 챌린지'를 출시했다. 한국에서는 애니 ‘신비아파트'를 소재로 한 AR카드가 나왔다.

AR융합 장난감 마블 히어로 비전 / 해즈브로
AR융합 장난감 마블 히어로 비전 / 해즈브로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