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후 내수 판매 매달 증가세 …5월 10%
쌍용차, 비대면 다양화로 코란도·티볼리 인기
폭스바겐, 금융 플랫폼 ‘브이클릭’ 활성화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전시장을 방문하는 고객 발길이 끊겼다. 자동차 업계는 생존을 위해 디지털콘택트 마케팅을 강화했다. 신의 한수였다. 사라진 고객들이 거짓말처럼 나타났다.

자동차 내수 판매는 3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5월 내수 판매는 10% 가까이 늘었다. 일회성이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자동차 구매 열풍이 식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자동차 마케팅 방식이 예상보다 빨리 진화한 셈이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시한 비대면 구매 채널 다양화, 맞춤형 혜택 제공에 힘입어 실적 회복을 체감하고 있다. 5월 22일 기준 코란도와 티볼리의 판매량이 지난달 대비 각각 32%, 44%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두 차종 모두 온라인 커머스와 TV홈쇼핑 등 채널을 활용해 출시를 알렸다. 4월 커넥티드카 기능을 강화한 ‘리스펙’ 라인업 출시 후 커머스 포털 11번가와 협력해 온라인 구매채널을 확보했다. 5월3일에는 CJ 오쇼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선보인 코란도∙티볼리는 방송 중 1500여건의 상담을 접수받았다.

르노삼성은 XM3 판매량 증대를 위해 전용 마이크로사이트 내 온라인 쇼룸을 운영하고, 온라인 전용 사전 계약 혜택을 강화했다. 청약금 10만원을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획기적 방식은 젊은 고객층의 호응을 얻었다. XM3는 4월 B-SUV 세그먼트 판매량 1위, 전체 SUV 판매량 2위를 달성했다.

폭스바겐은 2018년 11월 출시한 비대면 자동차 금융 계약 플랫폼인 ‘브이클릭’ 앱을 코로나19를 계기로 활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폭스바겐은 3~4월 브이클릭의 총 다운로드 건수가 코로나19 본격 유행 전인 2월 대비 1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앱을 통한 비대면 계약건수도 2월 대비 124% 늘었다. 구매 후 각종 사후관리를 앱을 통해 처리하는 지속 사용 고객 숫자도 같은 기간 110% 증가했다. 폭스바겐은 브이클릭 앱을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앱이 아닌 차량 및 금융 자산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 금융 플랫폼 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폭스바겐 비대면 자동차 금융 계약 플랫폼 ‘브이클릭’/ 폭스바겐
폭스바겐 비대면 자동차 금융 계약 플랫폼 ‘브이클릭’/ 폭스바겐
아우디는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차량 구매 및 상담이 가능한 비대면 영상 상담 서비스를 5월 15일부터 시작했다. 아우디 홈페이지에서 상담 모델과 전시장을 입력하면 신청이 완료된다. 이후 담당 직원이 상담 세부 일정을 논의하고, 약속한 일정에 카카오 페이스톡으로 영상 상담을 진행한다. 영상 상담 예약 시 예약 확정, 1일 전, 상담 완료 등 주요 단계별 알림도 제공한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시장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5월부터 미국과 인도에서 비대면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전면 도입했고, 중국에서도 상반기 중 시스템을 마련한다. 기아차도 범유럽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디지털콘택트 마케팅 선두주자는 단연 테슬라다. 한국에서도 온라인 판매만을 고수하며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1% 늘어난 4070대 차량을 인도했다. 테슬라는 2019년 9월 기존 오프라인 영업을 감축하고 온라인 판매를 선언했다.

테슬라는 오프라인 판매에서 발생하는 부대비용을 절감해 차량 가격을 평균 6% 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테슬라 판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부터 출고까지 철저한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는 것 외 서류작성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구매자가 서비스센터에서 직접 전달받는 기존 차량 인도 방식을 탁송으로 전환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비대면 특성을 강조한 디지털콘택트 방식은 흐름이고 필수 요소로 온라인과 SNS는 물론 홈쇼핑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에 대한 부침은 심해질 것이고 노사관계도 더욱 고민이 가중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