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인텔 2~3%대인데 한국은 1%도 안돼
韓 함께 정부 지원 낮은 日, 점유율 지속 하락
전경련 "R&D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 필요"

우리 기업이 글로벌 메이저 반도체 기업과 비교해 정부 지원 규모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 주요 21개 글로벌 반도체기업 중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에서 우리 기업은 15위 밖이었다.

반도체 생산라인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 삼성전자
중국의 SMIC와 화홍, 칭화유니그룹이 각각 6.6%와 5%, 4%로 1·2·4위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의 ST(스위스) 마이크론(미국) NXP(네덜란드) 등도 3~4%대로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업체 퀄컴과 인텔도 정부 지원 비중이 3%와 2.2%로 10위권안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0.8%와 0.5%로 21개 기업 가운데 각각 16번째와 17번째에 위치했다.

중국 반도체업계는 정부의 막강한 지원에 힘입어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단기간에 기술 추격을 위한 전략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누적 인수기업이 4개에 그쳤던 중국은 2015년~2018년간 무려 29개의 기업이 외국 반도체기업 M&A에 나섰다. 2012~2014년 100억 달러(12조원) 내외였던 세계 반도체 M&A시장 총 거래액은 중국의 공격적인 인수 영향으로 2016년 기준 596억달러(약 72조원)까지 급등했다. 전경련은 이같은 M&A로 "단 기간 내 시장진입과 외부 기술·전략 흡수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OECD도 보고서에서 "중국기업의 적극적 인수합병에는 2014년 마련된 중국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의 기여가 컸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패키징·테스트(OSAT)업체 JCET그룹이 2015년 싱가포르의 STATS-ChipPAC을 인수할 때 이 기금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JCET는 현재 세계 3대 OSAT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경련은 중국의 이같은 전폭적인 반도체 기업 지원이 최근 미중 반도체 패권전쟁과 맞물려 미국의 자국 반도체기업 지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경련(OECD 자료 인용)
전경련(OECD 자료 인용)
미국은 실제로 반도체 연구를 포함해 첨단산업 지출을 1000억달러(약 120조원) 이상 확대하는 ‘Endless Frontier Act’법안을 준비 중이다. 지난 2월 백악관은 반도체 R&D 지원을 위한 관계부처 합동 워킹그룹도 발족했다.

전경련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절대적 선두의 미국 ▲약진하는 중국 ▲한국의 선방 ▲일본의 하락세로 정리했다. 연도별 글로벌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보면 미국은 지난 10년간 45% 이상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중국도 2% 미만이던 점유율을 2019년 5%까지 2배 이상 높였다. 한국은 2010년 14%에서 2018년 24%로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했으나, 2019년 19%로 전년 대비 3%포인트 감소했다.

유럽과 대만은 점유율이 9년째 정체를 보인 가운데, 2011년 20%였던 일본의 점유율은 2019년 10%까지 떨어졌다. 일본 반도체 기업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정부 지원 규모는 매우 낮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중국이 5년 전부터 반도체 굴기를 위해 국가재원을 투입해온 상황에서, 공정한 시장내 경쟁을 중요시하는 미국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최근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에 더해 일본 수출규제까지 여러 악재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시장 입지 수성을 위해 우리도 R&D, 세제혜택 지원 등의 정책적 뒷받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 기자 j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