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었다. 한국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와 그 효과는 세계인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특히 환자 추적 시스템이 돋보였다. 확진자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방역 전략을 짜는데 핵심 기술이 됐다.
개인의 휴대전화·신용카드 정보를 활용하는 점, 이들 데이터를 공개하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도 불거졌다. 환자 추적 시스템이 개인 정보라는 민감한 데이터를 쓴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방역의 성공 요인이라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데이터는 의료 분야 외에 다른 부문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2월 업무 계획 주요 추진과제 중 하나로 ‘핀테크, 디지털 금융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데이터를 활용, 금융 혁신을 주도하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가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언급됐다.
데이터 경제란 데이터를 수집·저장·유통·활용해 가치를 만드는 경제다. 개인을 대신해 데이터 사업자가 금융데이터를 수집,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산업’을 도입하면 맞춤형 상품, 혁신적인 서비스 등 경제적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펼치면서 이 중 ‘디지털 뉴딜’에 13조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디지털 뉴딜을 설명하면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공공데이터 개방도 언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모습도 보였다.
데이터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원유’ 역할을 한다.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앞서 환자 추적 시스템처럼 민감한 개인 데이터를 쓸 때 우려도 제기되지만, 그보다는 혁신적인 사회적 가치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다.
데이터는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다. 한국뿐 아니라 한국외 여러 국가에서도 데이터로 산업을 살찌운다. 예술 산업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예술품 거래 데이터를 공유하면 다양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 데이터 공유는 객관성과 신뢰성도 가져다준다. 한국외 경매회사가 예술품 경매 후 실시간으로 거래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이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20년 6월 현재 한국 예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 선택을 했다. 홈페이지에 과거 예술품 경매 일정만 게재할 뿐, 예술품 거래 데이터를 모두 비공개 전환한 것. 이전에는 일반인도 서울옥션 홈페이지에 접속해 예술품 거래 데이터를 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불가능하다.
예술품 거래 데이터가 비공개되면, 예술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문제 중 하나인 ‘정보의 불균형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예술 산업뿐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정보의 불균형 문제 해결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정보가 불균형하게 배포되면 시장의 자원 분배 기능이 점차 붕괴된다. 종국에는 시장 실패 상황까지도 부른다.
한국 정부가 혁신성장의 미래로 ‘데이터 경제’를 지목한 이유도 이것이다. 정보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시장이라면, 데이터를 공유해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데이터를 적극 개방, 공유해 새로운 산업을 도약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도 다양한 데이터 육성 방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시대 흐름을 반영해, 한국 예술 산업을 주도하는 서울옥션이 예술품 거래 데이터를 다시 공개할 것을 추천한다. 이것이 예술 시장의 새로운 변화이자 한단계 성장할 계기가 될 것이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 후 시드니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자문 활동 중이다.
박지혜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박사 과정을 밟는다. ‘미술관 전시여부와 작품가격의 관계’ 논문,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용역 진행 등 아트 파이낸스 전반을 연구한다. 우베멘토 아트파이낸스 팀장으로 아트펀드 포럼 진행, ‘THE ART FINANCE Weekly Report’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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