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비싸다는 이유로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영세 소상공인이나 스타트업의 법조팀 역할을 하는 리걸테크 기업이 되겠습니다"

정진숙 아미쿠스렉스 대표는 IT조선을 만나 법률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들을 위한 기업이 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에게 리걸테크 기업 ‘아미쿠스렉스’에 관해 들었다.

 정진숙 아미쿠스렉스 대표 / 아미쿠스렉스
정진숙 아미쿠스렉스 대표 / 아미쿠스렉스
―아미쿠스렉스를 소개해달라.

2015년 변호사 2명, 개발자 1명이 함께 설립한 리걸테크 기업이다. 리걸테크 플랫폼인 ‘로폼'을 통해 AI·빅데이터 기반 법률문서 자동작성 및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리폼을 이용하면 간단한 선택이나 입력만으로 관련 데이터와 프로토콜에 따라 내용증명, 지급명령, 계약서 등 다양한 법률문서를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다.

법률분쟁 해결의 핵심은 법률문서라고 생각한다. ‘로폼’을 통해 변호사의 전문성과 리걸테크 기술을 융합, 법률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걸테크 사업을 추진한 계기는 무엇인가?

사 설립 전부터 현재 법률서비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미국 등 해외 리걸테크의 성장 동향을 접하게 됐다. 이후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법률 서비스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사업을 시작했다.

법률서비스는 어렵고 비싸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영세 상인이나 스타트업은 분쟁 승소의 핵심인 계약서 한 장 제대로 서비스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리걸테크를 통해 개선하려고 사업을 시작했다.


―법률문서 자동화 외에 리걸테크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 있나?

법률분쟁 해결의 핵심은 법률문서지만, 이를 위해 보완해야 할 서비스들이 있다. 예컨대 어떤 상황에서 무슨 법률문서를 작성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법률문서 관리 서비스’ 또는 작성 중인 법률문서를 변호사로부터 직접 추가 확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이다.

이런 서비스는 로폼 이용자들이 꾸준하게 문의·요청하는 서비스들이다.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누적 되는 양질의 원천 데이터를 처리·가공해 요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국 리걸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법적 규제나 생태계 미성숙으로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빅데이터 처리나 AI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와 기존 법률시장을 리걸테크가 잠식한다는 오해로 변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리걸테크는 법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서비스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기술이다. 변호사 일자리를 위협하는 기술이 아닌 누구나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생태계 활성화 측면에서 법률 소비자와 변호사, 관련 단체, 국가기관 등 법률 서비스 관계자들의 공감대 형성과 소통이 필요하다.

―아미쿠스렉스의 중점 추진사항은 무엇인가?

의뢰인이 법적 분쟁 해결뿐만 아니라 법률분쟁 예방과 리스트 관리 차원에서도 ‘효용’을 느껴야 리걸테크 기업으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도 법률분쟁 예방에 리걸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했다.

이달 말, 사내 법무팀이 없어 기업의 설립·운영·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던 스타트업을 위한 서비스를 본격 출시한다. 2019년 하반기 일부 선보인 1차 버전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아미쿠스렉스라는 스타트업을 직접 설립·운영하면서 생긴 공감대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사전 테스트 반응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직원이나 용역 등 거래관계, 지식재산권, 투자 등 스타트업들이 자주 겪는 분쟁이나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아미쿠스렉스가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고도화된 버전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로폼의 스타트업 프로그램 통해 창업 초기부터 리스크를 관리하고 지속해서 성장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미쿠스렉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할머니도 법률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사회생활에서 2명만 모여도 법률관계가 형성된다. 언제 어디서나 법률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다. 아미쿠스렉스가 이런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